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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R코드' 카메라 대자 전화번호…피해자는 계약직 개발자

<앵커>

요즘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물건 산 뒤에 휴대전화 QR코드로도 결제할 수 있습니다. QR코드는 암호화된 거니까 안전할 거라고 생각하시는데 조심해야 할 것도 있습니다.

제보 내용, 장훈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밤이나 낮이나 크리스마스, 새해 첫날에도 끊임없이 걸려 오는 전화.

벌써 다섯 달째입니다.

매번 다른 번호에 낯선 목소리였습니다.

[김 모 씨 : (하루에) 열 몇 통, 20통? 밤 10시 반에도 받았고 아침에 출근 시간부터 시작해서. (나중에는) 주소라든가 이런 걸 알아서 찾아오는 건 아닐까. 밤에도 너무 무서워서 잠을 못 자겠는 거예요.]

김 씨는 계약직으로 한 대기업의 앱을 개발했는데 그 뒤로 전화가 걸려오기 시작했습니다.

고객 QR 코드에 결제 기능을 추가하는 앱이었는데, 앱 배포 과정에서 김 씨의 QR 코드가 유출된 것입니다.

화근은 업체가 전국 마트에 배포한 결제 어플 설치 설명서입니다.

앱은 원래 내려받은 뒤 설명서에 따라 본인이 설치해야 합니다.

하지만 일부 고객들이 설명서의 QR 코드를 카메라로 찍으면 자동 설치되는 걸로 착각했고, 카메라를 댄 설명서 QR 코드에서 이 여성의 전화번호가 뜨자 안내번호로 알고 전화를 걸었던 것입니다.

이 설명서는 회사가 운영하는 마트 300여 곳에 배포됐는데 회사 측에 해결을 요청했지만 소용없었습니다.

[김 모 씨 : 너무 죄송한데 부탁 좀 드릴게요, 전화 좀 안 오게 해주세요. 그럼 (회사는) 그냥 확인해보겠다…. 오히려 제가 '죄송합니다'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거예요, 저는 어쨌든 프리랜서니까.]

이 결제 앱을 설치한 사람들 역시 같은 피해를 볼 수 있습니다.

앱에서 생성된 QR 코드에 카메라를 대면 본인 전화번호가 뜨는데 앱에는 이런 설명이 없습니다.

블로그 등에 무심코 QR 코드를 올렸다가는 낭패 보기 십상인 것입니다.

[온라인에 QR 코드 올린 블로거 : (제가 선생님 연락처를 어떻게 알았는지 궁금하시지 않으세요?) 몰랐어요, 갑자기 연락을 받으니까 당황스러워서.]

[김승주/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 QR 코드를 이용한 서비스를 만들 때는 다른 것보다도 훨씬 더 고객들한테 안전성에 대해서 충분히 고지할 필요가….]

취재가 시작되자 회사 측은 5개월 만에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QR 코드도 보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김흥식·오영춘, 영상편집 : 전민규, VJ : 박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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