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별별스포츠 71편] 별안간 세계를 제패했던 중국 여자 육상…근데 알고 보니 엄청난 반전이?!

이 기사 어때요?

스포츠머그의 스포츠야사 토크 프로그램 '입으로 터는 별별스포츠'! 과거 스포츠에서 있었던 별의별 희한하고 기괴했던 일들을 스포츠머그 최희진 기자와 스포츠기자 경력 32년인 SBS 스포츠취재부 권종오 기자가 함께 소개해드립니다.

이번 편은 1990년대 초반 세계 여자 육상 중장거리 종목을 평정했던 중국의 '마군단(馬軍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마쥔런 감독이 이끌었던 중국 여자 육상대표팀 일명 '마군단'은 당시 혜성처럼 등장해 세계 정상에 오르며 국제육상계를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1992년 세계 주니어육상선수권에서 여자 800미터, 1500미터, 3000미터, 만 미터 등 중장거리 전 종목을 석권하며 강렬하게 국제 무대에 등장했습니다. 그리고 이듬해인 1993년 세계선수권에서 여자 1500미터, 3000미터, 1만 미터를 석권하며 다시 한 번 세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특히, 3000미터에서는 중국 선수들이 압도적인 기량으로 금·은·동메달을 모두 싹쓸이했습니다.

더 놀라운 건 1993년 세계선수권 한 달 뒤 열린 중국 전국체전에서 마군단의 간판스타 왕쥔샤가 3000미터와 1만 미터에서 연이어 세계신기록을 작성했고, 1500미터에서는 추윈샤가 세계신기록을 세웠습니다.

당시 마군단의 경이로운 성적에 국제육상계에서는 그 비결을 두고 관심이 쏟아졌습니다. 이에 대해 마쥔런 감독은 고지대에서 매일 40km를 달리는 혹독한 훈련, 동충하초를 비롯한 각종 보약 그리고 선수단의 엄격한 관리와 통제를 그 비결로 꼽았습니다. 중국 여자 육상을 단숨에 세계 최강으로 끌어올린 마쥔런 감독은 중국육상협회로부터 '전국 최우수감독'에 선정되는 등 신화적인 인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하지만 마군단의 신화는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1994년 말, 마 감독의 강압적인 지도방식과 선수 포상금 착복에 반발해 왕쥔샤를 비롯한 16명의 선수들이 팀을 이탈했습니다. 내분으로 와해된 마군단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을 앞두고 금지 약물 복용까지 적발되며 몰락했습니다. 마쥔런 감독은 중국 대표팀에서 퇴출됐고 2004년 육상계를 은퇴했습니다.

이후 세월이 한참 흘러 2016년 2월 마군단의 부조리를 폭로한 책 <마군단조사>가 발간되며 또 한 번 파문이 일었습니다. 이 책에는 마쥔런이 대표팀 감독 시절 선수들에게 금지약물 에리트로포이에틴(EPO)을 강제로 투여했다는 선수들의 주장이 담겼습니다. 이 밖에도 마쥔런 감독이 선수들에게 자행했던 각종 인권 탄압까지 그 내용이 충격적이었습니다.

중국 여자 육상 마군단의 강렬했던 등장과 한순간의 몰락에 대해 별별스포츠에서 이야기합니다.

(글·구성 : 최희진, 영상취재 : 서진호·신동환, 편집 : 한만길, 디자인 : 장지혜)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