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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북한은 '관종'일까…"관심 끌려" vs "합법적 권리"

[취재파일] 북한은 '관종'일까…"관심 끌려" vs "합법적 권리"

김아영 기자

작성 2022.01.14 16:11 수정 2022.01.15 14:08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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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받고 싶어 하는 욕구가 지나친 누군가를 가리켜서 시쳇말로 '관종'이라고 합니다. 북한 이야기에 '관종' 표현을 꺼내 든 것은 오늘(14일) 미 국무부 장관이 북한에 대해 언급한 내용이 이 표현의 취지와 딱히 달라 보이지 않아서입니다.

미 국무부 북한 미사일 발사 반응

미 국무 "관심 끌려한다"…인터뷰 끄트머리 2분 언급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은 MSNBC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행동의 일부는 관심을 끌려하는 것으로 생각한다(I think some of this is North Korea trying to get trying to get attention.) 과거에도 그랬고 아마 계속 그렇게 할 것이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최근 극초음속 미사일을 잇따라 발사한 것은 북미 교착상태에서 미국의 관심을 끌어올리려는 의도가 있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입니다.

사실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 이슈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정부는 종전선언 문안에 대해 한미가 사실상 합의를 이뤘다고 설명했지만, 미국 내 북한 문제의 중요도는 상당히 떨어졌다는 게 중론입니다. 코로나로 국내 이슈에 '제 코가 석자'인 데다 중국과 러시아 등 굵직한 이슈들이 워낙 앞서고 있어섭니다. 그러던 미국이 극초음속미사일 발사 이후 북한을 향해 제재 카드를 다시 꺼내들었다는 점은 눈여겨봐야 할 지점입니다. 독자제재를 단행하고, 유엔 안보리 제재 대상을 추가하자고 공개적으로 제안한 것은 이 전에 비해 대응 수위를 높이겠다는 의도임에는 분명합니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게임 체인저'라고 불릴 만큼 강력한 무기인 만큼, 미국도 이번엔 그냥 넘어갈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북한 이슈가 당장 핵심 쟁점으로 부상한 것은 아닙니다. 블링컨 장관이 북한 문제를 언급한 것은 인터뷰 전체 길이 12분 28초 가운데 가장 끝 부분, 2분 남짓입니다.

미 국무부 북한 미사일 발사 반응

이번에도 물망초(Forget-me-not)?…'합법적 권리' 외치는 북한


관심을 끌려한다는 것, 이걸 흔히 물망초 전략이라고 부릅니다. 쉽게 말해 '날 잊지 마세요'라는 겁니다. 과거부터 북한의 대미 협상 전략에 대해 흔히들 '물망초 전략'이라고 표현해 왔습니다. 잊을만하면 무력시위나 핵실험을 통해 자신들의 존재감을 확인시키고, 이를 통해 협상력의 우위를 점하려 한다는 뜻이죠.

지금 북한의 목표는 무엇일까요. 블링큰의 말 대로 '미국의 관심'을 끄는 것일까요? 일단 말 그대로 보면, 북한 외무성은 "국가 방위력 강화"가 목적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전과 달리 미국을 주적이라고 하지 않고, 전쟁 그 자체가 주적이라고 주장하고 있죠. 그러면서 무기 개발하는 것은 '합법적 권리'라고 주장하는데, 이는 다른 국가들이 하는 국방 계획이나 다르지 않다는 논리입니다. '강도적 논리' 같은 자극적인 표현이 업진 않지만, 비교적 건조한 축에 속합니다. 국무부의 카운터파트 격인 외무성에서 입장을 냈다는 점도 나름의 프로토콜을 따른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대외 업무를 총괄하는 김여정 등 관심도를 높일 수 있는 확실한 카드는 일단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숙제 하나 마친 북한…다음 고비는?


어쨌든 미국은 제재 카드를 꺼내 들었고, 북한은 미사일 발사로 몸을 풀고 있습니다. 북한은 앞으로 할 일들이 있다고 이미 공개했습니다. 지난해 1월 당대회에서 '국방과학발전 및 무기 체계 개발 5개년 계획'이 수립됐다고 밝혔고, 그중에서도 '전략무기 부문 최우선 5대 과업'을 수행하겠다고 예고했습니다. 북한 외곽 매체인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친절하게 이 과제가 무엇인지 콕 집어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 초대형핵탄두의 생산
▶ 1만 5,000km 사정권 안의 타격 명중률 제고
▶ 극초음속 활공비행전투부의 개발 도입
▶ 수중 및 지상고체 엔진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
▶ 핵잠수함과 수중 발사핵전략무기의 보유

북한은 극초음속미사일 최종 시험으로 첫 숙제를 하나 마쳤다고 선언했고, 다음 행보도 이 과제들 가운데서 구체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어찌보면 미국이 관심을 얼마나 기울이느냐와는 별개로 이미 '내 갈길 가겠다'고 한 모양새입니다. 결국 미국이 원하지 않더라도 관심도를 높일 수밖에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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