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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판다] '검은 돈' 해명에 정부 입장은 "곤란"

<앵커>

이렇게 정부가 받아야 할 돈이 어디로 새고 있는 건지, 저희 끝까지 판다팀이 추적해봤습니다. 자칫 외교 문제로도 번질 수 있는 주장들이 얽혀 있는데, 융자를 정부가 제대로 관리해 왔는지는 의문입니다.

계속해서 정영태 기자입니다.

<기자>

코데코에 대한 성공불융자를 관리하는 한국에너지공단을 통해 확인한 코데코의 주장은 이렇습니다.

지난 2011년 광구 계약 기간 연장 과정에서 인도네시아 고위 인사의 강요로 자신들의 마두라 유전 지분 절반을 스타라이즈에 무상으로 넘겼다는 겁니다.

최소 700억 원 이상 가치로 평가되는 지분입니다.

스타라이즈에 송금한 돈은 넘긴 지분에 대한 일종의 배당이고, 자신들의 보유 지분이 줄었으니 정부에 갚을 돈도 줄었다는 주장입니다.

저희는 국제탐사보도언론협회가 공개한 이른바 파나마 페이퍼스, 즉, 국제 조세 회피처에 있는 페이퍼 컴퍼니 21만여 개를 분석한 자료에서 스타 라이즈라는 회사를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세이셸에 만들어진 이 스타 라이즈는 과연 누구의 것인지, 스타 라이즈와 지분으로 연결된 회사와 주주들을 추적했습니다.

다른 페이퍼컴퍼니들을 거쳐 결국 한 사람, E 씨로 수렴된다고 파나마 페이퍼스는 말하고 있습니다.

석유와 가스 등 인도네시아 에너지 업계에서 거물로 통하는 인물이었습니다.

이 인물을 추적 보도했던 인도네시아 탐사 매체와 연락했습니다.

"인도네시아 정계 고위층과 커넥션이 있고, 지난 2011년 마두라 광구 계약이 종료될 즈음에 코데코의 계약 연장을 위해 로비스트 역할을 한 것으로 파악된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마두라 유전 수익금을 사적으로 빼돌린 게 아니라는 코데코 측 주장과 맥이 닿는 언급이기는 한데, 설령 그 주장이 사실이라 해도 문제입니다.

[정부 관계자 : (고위 인사의) 압력으로 지분을 무상 양도했다면 어떻게 보면 뇌물이나 이런 걸로 볼 수도 있지 않습니까? 검은 돈으로도 표현할 수 있고…]

산업부는 인도네시아 정부 역시 지분 변동을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더 이상의 설명을 꺼렸습니다.

[정부 관계자 : (스타 라이즈라는 회사에 대해서는 정부에서 파악하고 있는 게 있나요?) 말하기가 곤란한 상황이라고 그렇게 입장 정리가 됐고요.]

코데코는 수년간 외부감사에서 '의견거절'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회계 자료가 불투명한데도 정부와 에너지공단은 마두라 광구 수익-비용 자료를 코데코 신고에만 의존했고, 지분 변동에 대한 별도 조사나 현지 실사는 하지 않았습니다.

[신정훈 민주당 의원 (국회 산업통상자원위) : (스타 라이즈와 관련해서는) 부정부패나 외교 문제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회계 전반에 대한 실체적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마두라 유전 광구 계약은 아직 10년 남아 있고, 우리 정부가 돌려받아야 할 융자 원리금은 3천억 원을 넘어섰습니다.

(영상편집 : 정성훈 , CG : 최재영·엄소민, VJ : 김준호)

▶ [끝까지판다] 정부 융자금 갚는 대신 조세 회피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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