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찍히고 경보 울렸는데…철책 넘어 월북

<앵커>

새해 첫날인 어제(1일) 강원도 고성 최전방 지역에서 누군가 철책을 넘어 월북했습니다. 지난해 헤엄 귀순 사건 때와 같은 22사단에서 벌어진 일인데 이번에도 감시 장비가 작동했지만 제때 대응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김아영 기자입니다.

<기자>

어젯밤 9시 20분쯤 강원도 동부전선 비무장 지대에서 22사단의 열상감시장비에 수상한 움직임이 포착됐습니다.

군이 병력을 투입했지만, 이 인물은 1시간 20분 만에 북한으로 넘어갔습니다.

군은 우리 국민이라고 추정할 뿐 신원도, 생사도 확인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군의 허술한 초기 대응도 드러났습니다.

앞서 저녁 6시 40분쯤 누군가가 전방초소인 GOP 철책을 넘는 장면이 감시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겼고 경보장치까지 작동했습니다.

군사분계선 인근 GP에는 남북 간 군사합의에 따라 병력을 철수한 상태였습니다.

비무장 지대에서 다시 포착되기 전까지 2시간 반 넘도록 군은 손을 놓고 있었던 겁니다.

이런 안이한 대응은 경보장치의 빈번한 오작동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바람이나 새의 움직임에도 경보기가 반응하면서 1대당 연평균 6만 번의 경고 신호가 울리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감시병 출신 전역자 : 이벤트(경고 신호)가 1분에 한두 번씩 울리고, 저희가 그걸 일일이 사실상 다 볼 수 없는 노릇이고요. 근무설 때 노이로제가 걸릴 것 같습니다.]

22사단의 경계 범위가 인원에 비해 지나치게 넓다는 문제 제기도 있습니다.

동부전선과 강원도 해안까지 100km가량의 경계를 담당하고 있는데 재작년 11월 북한 남성이 철책을 넘어왔고 지난해 2월에는 헤엄 귀순 사건이 벌어지는 등, 22사단의 경계 실패 논란은 끊이지를 않고 있습니다.

군은 월북자에 대한 보호 차원에서 대북통지문을 발송했는데 아직 회신은 없다고 전했습니다.

(영상취재 : 한일상, 영상편집 : 박기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