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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넘은 여자는 상장폐지"…막말에도 임원 임명 논란

<앵커>

우리나라 주식시장을 관리하는 한국거래소에서 임원 인사를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여성은 "서른 살 넘으면 상장폐지"라는 식의 비하 발언을 일삼아온 인물이 부이사장에 임명된다는 건데, 직원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김정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건물 꼭대기에 갑질 횡포와 여성비하를 일삼은 임원을 반대한다는 대형 현수막이 내걸렸습니다.

문제의 인물은 A 본부장.

한국거래소 노조는 A 본부장이 '여성은 애 낳는 도구' 등의 왜곡된 가치관을 가지고 여성비하 발언을 남발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신입 여직원에게 "서른 살이 넘으면 상장폐지", 즉 가치가 없어진다든가 "자신의 연금을 지급해줄 소중한 아이를 낳을 몸"이란 발언을 했다는 걸 들었습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 : 그분의 악명이 직원들 사이에서 퍼져 있는 상태였고. 괴롭힘 방지법에 걸릴만한, 만약에 그 당시에 (법이) 있었으면. 지금 반발이 좀 있죠, 반발이 좀 있는 상태고.]

노조는 다른 갑질 논란도 있다면서 열흘 가까이 천막농성을 벌였지만, 손병두 이사장은 내부 인터넷망에 글을 올려서 끝내 A 본부장을 2인자인 부이사장에 임명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습니다.

손 이사장은 "지금은 덕장, 즉 덕이 있는 사람보다 용맹스러운 용장이 절실하다"면서 "사람을 고쳐쓰기 어렵다는 걸 잘 알고 있지만, 그분을 고쳐서 잘 써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서 A 본부장도 이 문제가 일밖에 몰랐던 옛날식 사고방식 때문에 생긴 것이었다면서, 앞으로는 태도를 바꾸겠다는 사과문을 올렸습니다.

취재진이 다시 입장을 물었지만, 이 사과문으로 대신하겠다고 답을 했습니다.

다음 달 주주총회에서 별다른 반대가 없으면, A 본부장은 거래소 부이사장 자리에 오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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