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ck] 영국, 온라인 인종차별하다간 "축구장 10년 출입금지"

일부 축구선수들을 향한 온라인 인종차별 문제가 커지면서 영국 정부가 온라인 인종차별 가해자들의 경기장 출입을 최대 10년간 금지하는 법안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지시간 26일 가디언지는 프리티 파텔 영국 내무장관의 말을 인용하며 "폭력이나 난동, 인종차별 혹은 동성애 혐오 발언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들에게 부과될 수 있는 '축구 관람 금지 명령'에 온라인 증오 범죄를 포함하도록 확대하는 법안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파텔 장관은 "인종 차별은 용납될 수 없다"며 "축구는 너무 오랫동안 부끄러운 편견으로 얼룩져 왔다"고 말했습니다.

온라인 인종차별 논란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0 결승전 이후 크게 불거졌습니다. 당시 영국은 이탈리아와의 치열한 경기 끝에 승부차기에 돌입했으나 2대 3으로 아쉽게 패배했습니다.

이에 화가 난 영국 축구 대표팀의 일부 팬들은 경기가 끝난 후, 승부차기에서 실축한 마커스 래시퍼드, 제이든 산초, 부카요 사카의 개인 SNS 계정에 인종차별성 폭언 댓글을 쏟아냈습니다.

당시 영국 트위터 측이 관련 트윗을 1,000여 개 삭제에 나설 정도로 선 넘은 비난이 넘치자,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영국 대표팀은 소셜 미디어에서 인종차별적 욕설이 아닌 영웅으로서 찬사를 받을 자격이 있다"며 직접 나서기도 했습니다.


이 사건 이후 영국에서는 온라인 인종차별 개선 법안을 마련하기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이 시작됐습니다.

파텔 장관은 "법안이 통과된 후 내년 봄부터 관련 조치가 시행될 예정"이라며 "온라인에서 축구 선수를 향해 인종차별을 가하는 이들은 이제 최대 10년간 경기장에 출입할 수 없게 된다"라고 밝혔습니다.

'축구 관람 금지 명령'은 질서를 깨트리는 행동, 사람이나 재산에 대한 위협, 무기나 술 소지 등 경기와 연관돼 "관련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았을 때 내려집니다.

또, 1991년 영국에서 제정된 축구(범죄) 법에 의거해 인종차별적 구호, 경기장 무단 침입, 물건 투척 등의 행위를 저질렀을 때도 내려질 수 있습니다.

해당 명령은 최소 3년에서 최대 10년간 개인의 경기장 출입을 금지하고 경우에 따라 해외팀과의 경기 전에 여권을 반납하도록 요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있는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도 지난 4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의 2020-21 시즌 프리미어리그 31라운드 이후 일부 축구팬들에게 SNS를 통한 인종차별 테러를 당한 바 있습니다.

당시 맨유 구단은 자체 조사를 진행해 인종차별 발언을 한 6명에게 경기장 출입금지 징계를 내렸지만, 이번 조치 이후론 영국 정부가 나서 처벌을 내릴 수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뉴스 픽'입니다.

(사진='marcusrashford' 인스타그램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