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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명 '병상 이동' 명령, 절반 이상 불응…현장 목소리

<앵커>

정부가 20일 이상 중환자 병상에 있는 코로나 환자 210명에게 일반 병상으로 옮기라고 행정명령을 내렸다는 소식 저희가 전해드렸는데요, 절반 넘는 환자들이 이에 불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내보내야 하는 의료진과 나가기를 거부하는 환자 사이에서 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박재현 기자입니다.

<기자>

중환자 병상에 입원 중인 코로나 환자 210명에게 발송된 정부 명령서입니다.

증상 발현 후 20일이 지나 감염 전파 가능성이 낮아졌으니 일반 병실로 옮기라는 내용입니다.

[박영준/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팀장 : (증상 발현) 20일 이후에는 전파력들이 거의 지속되거나 이러한 근거들이 아직은 없기 때문에 관련 근거, 전문가 논의를 거쳐서….]

이미 병실을 옮겼거나 전원 절차를 밟고 있는 환자는 89명입니다. 전체의 42%에 불과합니다.

환자 63명은 의료진을 통해 병실을 나갈 수 없는 이유를 담은 소명서를 제출할 예정입니다.

나머지 환자들도 20일의 기간 산정 등에 오류가 있다며 이의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환자들의 가족들은 온라인 카페 등에 "정부가 환자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밀어내려 한다"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반발이 거세지자 정부는 20일이라는 날짜만 계산해 전원 조치를 하지는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중환자들이 병실을 옮기더라도 치료를 중단하는 것은 아니며 격리를 해제할 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대해 현장 의료진은 SBS와의 통화에서 "코로나 감염력은 떨어졌더라도, 장기간 투병으로 면역력 자체가 크게 약화된 환자들이 대부분"이라며 "의학적으로 볼 때도 전원이나 전실을 권하기 어려운 사례가 많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병상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고육지책인 점을 이해하지만, 환자들의 우려를 줄일 방안도 깊이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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