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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90세 노신사, 카이스트에 평생 모은 20억 건넸다

"받는 기쁨보다 주는 기쁨이 훨씬 크다는 것은 해본 사람만 알 수 있지요. 한국의 미래 발전을 이끌어갈 KAIST 인공지능 연구에 힘을 보탤 수 있다면 제게는 더할 나위가 없습니다"

구순의 노신사가 인공지능(AI) 연구에 힘써달라며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평생 모은 20억 원을 기부했습니다.

KAIST는 "지난 10월 말 경기도 성남시에 거주하는 김동명(90) 법무사가 3억 원의 현금과 17억 원 상당의 부동산 등 총 20억 원을 김재철 AI대학원의 발전기금으로 기부했다"고 오늘(6일) 밝혔습니다.

김 법무사는 지난 9월 '증여 청약 의향서'라는 제목의 서류를 우편을 통해 KAIST로 보냈습니다.

서류에는 "위 본인이 현금과 별지 부동산을 귀 재단에 '사인 증여 등기'에 의거 증여하고자 하는 바, 다음 제안을 동의 · 수용할 수 있는지요"라는 자필 편지가 담겨있었습니다. '사인 증여'란 사망과 동시에 효력이 발생하는 생전 증여 계약을 말합니다.

김동명 법무사가 KAIST로 보낸 `증여 청약 의향서' 우편물.

김 법무사는 KAIST가 증여에 동의한다면 서류 절차를 마무리한 뒤 등기필증과 기부금을 가지고 학교에 방문하겠다고 제안했고, 이에 서류를 받은 KAIST 측은 즉시 계약서와 위임장 등 증여에 필요한 문서를 준비해 김 법무사에게 회신했습니다.

김 법무사는 KAIST 발전재단에서 보내온 계약서·위임장 등 증여에 필요한 문서를 토대로 부동산 등기 이전 등 기부에 필요한 실무 절차를 직접 진행했습니다.

그는 "최근 KAIST에 고액 기부가 잇따른다는 언론 보도를 눈여겨봤다"며 "잘되는 집에는 다 이유가 있는 것처럼 고액 기부자가 몰리는 학교라면 분명히 특별한 이유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기부 계기를 전했습니다.

KAIST 관계자는 "기부자께서 기부 사실이 알려지는 것을 원치 않아 애초 비공개로 진행했다"며 "하지만 기부 소식은 널리 알려야 좋은 뜻에 동참하는 사람이 많아진다는 주변 설득에 따라 기부자 생각이 바뀌어 오늘에야 소식을 전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1980년대부터 미래학을 공부하면서 새로운 기술 변화에 관심이 많았던 김 법무사는 대한민국을 이끌 미래산업이 AI 분야라는 확신에 따라 기부금 전달처를 김재철 AI대학원으로 정했습니다.

김동명 법무사(왼쪽)와 이광형 총장이 지난 11월 17일 KAIST 총장실에서 열린 발전기금 감사패 전달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김 법무사는 지난달 17일 KAIST 대전 본원 총장실에서 열린 감사패 전달식에서 "KAIST가 세상을 바꾸는 과학기술로 국가와 사회발전에 공헌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강조하며 "받는 기쁨보다 주는 기쁨이 훨씬 크다는 것은 해본 사람만 알 수 있는 것인데, 대한민국의 미래 발전을 이끌어갈 카이스트 인공지능 연구에 힘을 보탤 수 있다면 내게는 더할 나위 없다ˮ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이광형 카이스트 총장은 "김동명 법무사님의 편지를 받았을 때부터 참 귀하고 감사한 가치를 카이스트에 보내주셨다는 점에서 큰 감동을 받았다ˮ며 "세계의 인공지능 기술을 선도하는 대학이 되어 보내주신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학교 구성원 모두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뉴스 픽'입니다.

(사진=KAIS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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