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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생도 아니고"…퇴직 거부하자 따돌림

<앵커>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에서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올해 입사한 직원을 단체로 따돌리고, 지속적으로 모욕적인 말을 했다고 하는데 공단 측은, 취재가 시작된 뒤에야 뒤늦게 대처에 나섰습니다.

박찬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4월, 국립공원공단에 취직한 김 모 씨가 같은 사무실 선임들에게 들은 말입니다.

[선임 해설사 : 생각을 했을 때 본인이 여기 근무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이 들어요?]

[피해 해설사 : 잘하려고는 하는데 조금…]

[선임 해설사 : 잘하려고 한다고요?]

[피해 해설사 : 잘하려고는 노력하고…]

[선임 해설사 : 근데 노력한다고 할 수가 있을까요?]

김 씨는 선임들로부터 이렇게 퇴직을 압박하는 듯한 말을 입사 반년 즈음부터 듣기 시작했습니다.

일이 서툴다는 이유로 괴롭힘이 시작됐다는 게 김 씨의 주장입니다.

[A 씨/선임 해설사 : 뭐 초등학생, 유치원생도 아니고 도대체 언제까지 이렇게….]

김 씨는 선임들의 괴롭힘 속에 질병마저 얻어 약물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A 씨/선임 해설사 : 같이 좀 융합이 돼서 잘 이어가는 부분이 됐다면 좋았다고 생각을 하는데 저희도 스트레스를 받는 입장이었고….]

김 씨는 담당 상사에게 도움을 요청해 봤지만, 조사를 착수하기 전에 괴롭힘이 아니라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상사 : 너는 괴롭힘의 정의가 뭔 줄 아니? 직장 상사의 괴롭힘이 괴롭힘이지, 강사(해설사)들의 괴롭힘은 괴롭힘이 아니야.]

하지만 이는 근로기준법 위반 소지가 있습니다.

직장 괴롭힘 신고가 접수되면 지체 없이 조사해야 한다는 조항이 명시돼 있습니다.

결국, 보다 못한 김 씨 지인이 SBS에 제보해 왔습니다.

괴롭힘이 아니라고 한 데 대해, 담당 상사는 당사자 사이 대화 녹음 내용을 듣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상사 : 녹취를 했으면 (면담 때) 자료가 이런 게 있다고 이렇게 얘기를 해줬으면 제가 그러면 이건 심각성을 알고 다른 조치를 더 했겠죠.]

국립공원공단은 가해자로 지목된 선임 해설사 등 4명을 다른 사무실로 뒤늦게 인사 조치하고 감사에 착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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