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한 달에 평균 3,000건 견인…내던져진 킥보드 어떡하나

<앵커>

요즘 거리에서 킥보드 타는 사람들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그만큼 아무렇게나 세워둔 킥보드도 자주 보게 됩니다. 킥보드를 타고 난 뒤에 아무 곳에나 두고 가는 사람들이 늘면서 지난 7월 이후 킥보드 견인 건수가 1만 1천 건을 넘어섰습니다. 그럼 킥보드를 어디에 두고 가나 저희가 조사를 해봤더니 서울 시내, 그것도 주로 지하철역 주변이 많았습니다.

데이터저널리즘팀 마부작침 배여운 기자, 유덕기 기자가 이 문제 짚어봤습니다.

<배여운 기자>

이런 킥보드 불법 주차는 보행자들에게 실제로 큰 위험이 됩니다.

취재진이 만난 시각장애인 김 모 할아버지는 지난 9월 불법 주차해 놓은 전동킥보드에 걸려 넘어져 무릎을 크게 다쳤습니다.

[80대 시각장애인/주차 전동킥보드에 골절상 : (평소 다니는 인도 가운데에) 둥근 기둥이 있어요. (누가) 그 밑에 킥보드를 몇 개 놔뒀는데. 거기에 걸려가지고 (넘어져 다쳤어요.)]

현재 일부 지자체에서 차도, 지하철역 출구, 횡단보도 등을 불법 주차 지역으로 규정하고 견인에 나서고 있지만 불법 주차는 여전합니다.

SBS 데이터저널리즘팀 마부작침이 서울시의 불법 주차 공유 킥보드 견인 데이터를 입수해 실태를 살펴봤습니다.

올해 7월부터 10월 말까지 불법 주차 공유 킥보드 견인 건수는 모두 1만 1천996건.

유독 견인이 많은 곳들, 지하철역 주변이었습니다.

지하철 역사 중심으로 반경 300m 내 견인 건수가 전체의 62.8%.

한마디로 지하철역 앞까지 타고 와서 아무 데나 세워놓고 간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월평균 건수가 가장 많았던 곳은 신림역, 그 뒤를 서울대입구역과 홍대입구역이 이었습니다.

모두 유동인구가 많은 곳입니다.

이번 분석에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노인복지시설 주변 불법 주차입니다.

서울 노인보호구역 164곳 중 킥보드 견인이 한 번이라도 있었던 곳은 35.4%였고 한 노인복지관 일대에서는 한 달에 20번 넘게 견인이 이루어진 곳도 있습니다.

보행 약자인 노인 안전을 위해 노인복지시설 주변 300m는 킥보드 주차 금지 구역입니다.

[서울 ○○구 노인복지시설 관계자 : 불법으로 정차되어 있는 전동킥보드가 많을 때에는 이동하시는데 무척 불편해하시고요.]

<유덕기 기자>

전동킥보드 불법 주차를 막기 위해서는 먼저 전동킥보드를 위한 이런 주차 공간 확보가 필요합니다.

[김필수 교수/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 (PM 주차는) 큰 면적이 필요 없어요. 사각지대. 그런 데 그냥 쓸모없는 땅들 있죠. 빌린 사람도 거기다만 주차하면 됩니다.]

수도권의 경우 공유 킥보드 대수를 놓고 논란도 있습니다.

[신희철 본부장/한국교통연구원 : 쉬운 문제는 아닙니다. 다만 대수의 제한이 필요하다는 것은 분명한 것 같고요. 서울시가 다른 대도시에 비해서 많은 것도 맞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서울 시내 공유 킥보드 대수는 지난 2018년 150대에서 최근 4만 8천여 대까지 늘었습니다.

공유 킥보드를 먼저 도입한 뒤 불법 주차 문제를 겪었던 프랑스 파리와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경우 주기적으로 도시 교통 상황과 이용량 등을 조사한 뒤 적절한 운영 회사 수와 킥보드 대수를 새로 산정합니다.

공유 킥보드를 운영하는 업체들은 업체의 수와 대수를 제한하는 방식은 성장 신산업에 족쇄가 될 수 있고, 특히 서울의 경우 해외 대도시에 비해 인구 대비 운용 대수가 적다고 설명합니다.

[홍기원 의원/국회 국토교통위원회 : (입법과 제도가) 변화하는 사회에 따라가지 못하고 조금 지체되는 경향이 있는데 빠르게 법과 제도를 완비하고 하는 그러한 노력이 시급합니다.]

공유 킥보드 도입 3년, 모빌리티 환경의 변화에 맞춰 킥보드에 대한 법적, 제도적 장치를 서둘러 보완해야 할 때입니다.

(영상취재 : 이승환·김태훈, 영상편집 : 이소영·박지인, VJ : 김초아·정한욱, 작가 : 이미선, CG : 홍성용·성재은·안지현·전해리·조현서)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