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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재공시 내고 물량 걷자"…주가조작 공모 의혹

<앵커>

CJ그룹 이재현 회장의 막내 동생인 이재환 회장은 지난 2018년 회삿돈 수십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달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습니다. 이후 CJ 관련 지분을 매각하고 투자회사를 차려 독자 행보에 나섰는데, 최근 주가조작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이현정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8월 18일, 코스닥 상장사인 A 제약사는 주식 20주를 한 주로 병합하는 '무상감자'를 공시했습니다.

다음날 한 남성과 이재환 회장의 통화내용입니다.

[제가 4시 반쯤 감자 공시 나간다고 미리 말씀드렸잖아요. 회장님한테.]

[이재환/회장 : 예.]

[그러면서 절대 그날은 매수하지 말라고 그랬잖아요. 제가.]

[이재환/회장 : 예.]

감자 공시를 낸 건 주가를 떨어트리기 위한 거라며,

[물량을 거둬들이기 위해서 악재 공시를 일부러 낸 거라고요. 그래서 원래는 오전에 15대 1로 하려고 했다가 20대 1로 강하게 한 거예요.]

[이재환/회장 : 아.]

지금 주식을 사들이면, 주가를 띄울 거라고 장담합니다.

[이재환/회장 : 아 그래요? 근데 왜 맨날 미뤄져요?]

[그게 주식을 밑으로 떨어뜨렸다가 걷으려고 계속 그걸 미룬 거라고요, 납입일을.]

[이재환/회장 : 아 그래요?]

[거기에다 대고 악재 공시를 하나 때리고, 다음 주에 호재 공시 하나 나가고, 오늘이랑 내일 물량을 많이 걷는다고요.]

실제로 이날 A사의 주식 거래량은 전날보다 다섯 배 가까이 뛰었습니다.

또 "감자 공시를 한 다음 주 월요일이나 화요일에 호재 공시가 날 거"라던 예고대로 월요일인 23일 유상증자 결정 발표가 나자 바닥을 치던 주가가 오르기 시작합니다.

실제로 이 회장은 A 제약사 주식 수억 원 어치를 거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정철/변호사 : 여기에 나오는 사람이 거기의 내부자인지, 또는 내부자로부터 정보를 제공받은 1차 정보 제공을 받은 수령자인지 그건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이런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서 실제 거래 행위를 한 건 최근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미공개 정보이용 행위에 해당됩니다.]

자본시장법상 미공개정보이용 행위는 1년 이상 징역에 처할 수 있는 중대 범죄입니다.

이 회장 측은 "지인의 추천으로 A사 주식을 샀다가 손실을 많이 보고 처분했고, A사 공시 내용에 대해선 전혀 들은 바가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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