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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판다] 문자로 "대박 소식"…미리 사놓고 지인에 투자 권유

CJ 일가 이재환 회장의 수상한 행보

<앵커>

이재환 회장은 CJ그룹 지분을 매각해서 2천억 원 가까운 현금을 확보했습니다. 그리고 재산홀딩스라는 개인 투자회사까지 설립해 본격적인 투자 활동을 벌였는데, 자신과 직접 연관된 회사에 주변 사람들이 투자하도록 유도한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이 내용은, 조윤하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이 회장이 지난 6월 지인에게 보낸 문자입니다.

"대박 소식"이라며 코스닥 상장사 B사에 호재가 생겼다고 말합니다.

닷새 뒤에는 "미국 회사가 투자한 곳이라 프리미엄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부추기기도 합니다.

이 회장이 적극 추천한 B사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어센트바이오펀드라는곳이 지분 13%가량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 펀드의 자본금 700억 원 가운데 67.5%를 이재환 씨가 출자한 것으로 나옵니다.

B사는 이재환 씨와 깊은 관계가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펀드의 대표 서 모 씨는 투자회사 재산홀딩스의 임원이기도 한데, 재산홀딩스는 이 회장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취재진은 이 씨의 돈이 들어간 것으로 추정되는 투자처 명단을 확보했습니다.

'어센트바이오펀드' 외에도 '제일바이오펀드'와 'JS투자원' 등 펀드 이름이 나옵니다.

그런데 이 모두 재산홀딩스의 임원진들이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재산홀딩스 이사들 이름으로 별도 법인이나 펀드를 만들어 상장 회사들에 투자한 것으로 보이는데, 실제 투자자 이름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흔히 쓰는 방식입니다.

대신 이 회장은 투자 상황을 자세히 보고 받았습니다.

[윤 모 씨 : ****도 그렇고, ***도. 그 가격까진 금방 회복이 될 거라고 지금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재환 회장 : 아 그래요?]

[윤 모 씨 : 지금 고점 대비해서 30~40% 정도 빠졌는데, 저희는 작년 말에 쭉 많이 사놨기 때문에 작년 말 대비 저희는 계속 플러스 한 10% 정도 더 이익입니다.]

이 회장은 직접 자신이 거액을 투자한 회사 정보를 지인들에게 수시로 알려주며 투자하도록 끌어들였습니다.

이 회장의 정보력을 믿고 투자한 사람들은 거액을 손해 봤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특수통 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이 회장의 이 같은 행위는 '시세 조종'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이 회장이 여러 계좌로 거래를 꾸며내거나 허위사실로 주식 매매를 유인한 정황이 확인되면 처벌받을 수 있다는 겁니다.

이 회장 측은 "재산홀딩스의 통상적인 운영에 관여하지 않았고, 투자를 추천한 회사 주가 전망에 대해서는 장기적 예상을 말한 것일 뿐 내부 정보를 전혀 알지 못한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배문산·이용한, 영상편집 : 소지혜, CG : 최재영·류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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