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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넘게 무일푼 노동 사연…농장주는 "일 안 시켰다"

<앵커>

한 노숙인이 10년 넘게 개농장에 머물며 열악한 환경에서 돈 한 푼 받지 못하고 일하고 있다고 마을 주민들이 알려왔습니다. 하지만 개 농장주는 이 노숙인이 자진해서 일하고 있다며 억울함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UBC 전병주 기자입니다.

<기자>

[마을 주민 : 이게 개밥이지 사람 밥입니까?]

밥솥에는 시커멓게 변한 죽이 끓고 있습니다.

노숙자 A 씨가 먹는 밥입니다.

A 씨는 개들이 갇혀 있는 철장 바로 옆, 사람 한 명이 겨우 발 뻗어 쉴 수 있는 움막에서 10년 넘게 살았습니다.

A 씨는 식용 개를 도살하는 일을 도왔는데 그때마다 받은 것은 소주 1병이 전부였다고 말합니다.

[A 씨 : 개를 잡고, 키워주고 아침마다 밥 주고 하면 담배 한 갑 사주고 고맙다 하고 서로가 그게 인사 아닙니까?]

A 씨는 이곳에 머물기 전 고물상에서도 수년간 무임금으로 일을 한 적이 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마을 주민들은 노숙자 A 씨가 15년 전 이곳 다리 밑에서 생활하고 있었는데 개 농장주가 A 씨를 데려갔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마을 주민 : (처음엔) 잘됐다…농장주가 잘 해주겠지 그렇게 생각했거든요. 이게 사람 사는 게 너무나 열악하고 쌀이 없다, 담배도 없다 하면 제가 또 안타까워서 저도 어렵지만 담배 한 갑 사주고….]

농장주는 억울하다는 입장입니다.

A 씨가 갈 곳이 없어 거처를 마련해줬고, A 씨 스스로 농장일을 도왔기에 돈을 줄 이유가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농장주 : (일을) 절대 안 시키지 내가 뭐 하러 시켜? 이런 일이 있을까 봐 걱정을 내내 하고 있었어… (A 씨한테) 나가라고 해도 안 나간다니까 '형님이 나가요' 이러니까….]

취재가 시작되자 울주군은 A 씨의 새로운 거처를 찾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A 씨가 동의하지 않아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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