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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양반 묻지 마세요" vs "더는 정치 얘기 안 해"

<앵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와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사이에 갈등의 골이 더 깊어졌습니다. 김 전 위원장이 오늘(23일)부터 일상으로 돌아간다며 사실상 선대위에 함께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이에 윤 후보는 불쾌감을 내비치면서도 일단 기다려 보겠다고 했습니다.

김형래 기자입니다.

<기자>

오늘 오전 한 언론사 포럼.

총괄 선대위원장직 수락 여부와 관련해 며칠 더 기다리겠다고 한 적 없다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말을 전하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그 양반 말씀하시는 건, 내게 묻지 마시라"고 반응했습니다.

그로부터 30분 뒤, 사무실 출근길의 김 전 위원장.

"더는 정치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 "오늘부터 일상으로 회귀한다"며 선대위 불참 의사를 내비쳤습니다.

오찬에 앞서 다시 기자들 앞에 선 윤 후보. 이번에는 '김 박사님'이라고 부르며 이렇게 여지를 뒀습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 후보 : (선대위에 김종인 전 위원장 합류가 사실상 물 건너간 거 아니냐는 관측이 많은데 어떻게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우리 김(종인) 박사님께서 며칠 생각을 하시겠다고 하니까, 저도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그렇다고 당장 찾아가서 설득하겠다는 마음은 아닌 듯했습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 후보 : 아니, 생각을 해보시겠다고 했으니까 기다리고 있는 것이 맞는 것 아니겠습니까?]

김 전 위원장과 편치 않은 사이인 김병준 상임 선대위원장 영입과 장제원 의원의 후보 비서실장 발탁설이 이번 갈등의 뇌관으로 꼽히는 가운데, 장 의원은 SNS에 "단 한 번도 자리를 탐한 적 없다"며 "윤 후보 곁을 떠나겠다"고 썼습니다.

김 전 위원장은 장 의원 거취와 자신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고 무시했습니다.

다만, 선대위 불참 여부에는 2~3일 사이 입장을 밝히겠다며 마지막 협상 여지는 남겨뒀고, 윤 후보와 만날지는 윤 후보에 달렸다고 말했습니다.

[김종인/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만나는 거야, 뭐 찾아오면 만나는 거지. 그걸 뭐, 내가 거부할 이유가 없잖아요.]

윤 후보가 구상한 선대위 '원톱', 가장 윗돌이 흔들리는 상황, '대선후보'와 '킹메이커'가 다시 보지 않을 사이처럼 돌아섰습니다.

(영상취재 : 김흥기, 영상편집 : 박정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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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 내용, 정치부 이현영 기자와 조금 더 짚어보겠습니다.

Q. 윤석열·김종인, 결별 수순 밟나?

[이현영 기자 : 현재로서는 그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도 많습니다. 김종인 전 위원장은 자신을 감옥 갔다 온 사람이라고 비판했던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과 구원이 있죠. 여기에 김한길 새시대위원장과도 합류하면서 3김 체제라는 분석이 나오자 김 전 위원장은 혼선만 낳을 거라면서 이런 상황을 굉장히 못마땅해 여겨왔습니다. 그런데 윤 후보가 원안을 밀어붙이자 합류 거부 의사를 꺼내 든 겁니다. 윤 후보 측 인사는 SBS 기자에게 김 전 위원장 판단해야 한다, 오늘내일이 데드라인이라면서 나머지 인선을 강행할 뜻도 내비쳤습니다.]

Q. 윤석열, 김종인 설득·갈등 해소 가능성은?

[이현영 기자 : 그 가능성 역시 남아 있습니다. 김종인 전 위원장이 만나는 거야 거부할 이유가 없다면서 2~3일 사이에 입장을 밝힐 거라고 한 건, 윤 후보에게 찾아와서 이야기를 해라라고 역제안을 한 것으로 보이거든요. 일종의 샅바싸움으로 보면 김 전 위원장 특유의 협상 기술이라는 분석도 가능합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제1야당, 민주당을 이끌던 지난 2016년 당에 전권을 주는 문제 등으로 김종인 전 위원장을 사실상 삼고초려했던 사례가 있습니다. 윤 후보가 다시 설득에 나서고 김병준 위원장의 역할을 좀 조정하는 방식으로 김 전 위원장의 면을 세우는 약속을 하면 또 상황이 반전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Q. 김종인 불참 시 선대위 리더는?

[이현영 기자 : 앞서 보신 것처럼 김병준, 김한길, 이준석 이렇게 2김 1이 체제로 선대위가 출범을 할 걸로 보입니다. 하지만 '김종인은 필승 카드다'라는 오늘 김재원 최고위원의 말처럼 자타공인 킹메이커가 빠진 선대위원회에 대한 당내 우려가 계속 나오는 상황입니다. 여의도 경험이 없는 0선 후보, 윤 후보가 이 문제를 어떻게 풀지가 대선 후보로서의 정치력의 첫 시험대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영상편집 : 하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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