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행 난민 구조한 죄" 구호단체 24명 법정에

지중해에서 아프리카·중동 이주민들을 구조해 그리스행을 도운 구호 활동가들이 그리스 현지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현지시간 18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비정부 구호단체인 국제긴급대응센터(ERCI) 소속 활동가 24명에 대한 첫 공판이 그리스 레스보스섬의 한 지방법원에서 열렸습니다.

이들은 2016∼2018년 고무보트 등을 타고 지중해를 건너던 아프리카·중동 이주민들을 구조한 후 그리스 레스보스섬에 들어오도록 지원했습니다.

터키와 인접한 레스보스섬은 유럽으로 향하는 이주민들의 중간 집결지로, 유럽연합(EU)은 이주민 유입을 막으려는 반면 구호단체는 이주민을 들여오려 해 갈등을 빚었습니다.

그리스 검찰은 활동가들에 대해 무선 주파수 불법 이용, 문서 위조, 국가기밀 취득·공개를 포함한 간첩 활동 혐의를 적용했습니다.

EU 회원국의 국경 관리 업무를 지원하는 유럽국경·해안경비청(Frontex)과 그리스 해안경비대 등의 무선 통신 내용을 불법 감청하고 레스보스섬 내에서 이주민을 이동시키기 위해 허위 군용 번호판을 단 차량을 운행했단 겁니다.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되면 최대 징역 25년이 선고될 걸로 보입니다.

피고인들은 "곤경에 처한 이주민을 도운 게 죄가 될 수 없다"며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습니다. 

(사진=EPA,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