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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중국에 '요소수' 올인했던 한국…다른 나라는?

[사실은] 중국에 '요소수' 올인했던 한국…다른 나라는?
요소수 품귀 사태로 우리 경제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알려진 대로, 중국에서 요소를 수입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요소는 석탄이나 천연가스에서 추출해 생산합니다. 중국이 호주산 석탄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으면서 자국 내 석탄이 부족해지자 사실상 요소 수출을 중단했습니다. 한국은 디젤차가 많아 피해가 유독 큽니다. 요소수는 경유차 질소산화물 저감 장치에 필수적인데, 화물차 대부분이 경유차라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최악의 물류 대란이 불가피합니다.

자연히 '중국산 요소'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는 비판이 불거졌습니다. 사실 요소수 만드는 게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하는 것도 아닙니다. 국내에도 요소 생산 업체들이 있었지만, 중국의 가격 경쟁력에 밀리면서 2013년 전후로 요소 생산 업체가 없어졌습니다.

구체적으로 중국 의존도가 얼마나 높은지,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또 어떤지, 데이터를 톺아보며 팩트체크 했습니다.

사실은

한국의 수입 의존도, 외국과 비교하면?

요소수 사태 (사진=연합뉴스)

사실 국가 별로 요소를 얼마나 생산하는지 파악하는 게 먼저겠지만, 국가 별 요소 생산량의 공식 데이터를 찾기 어려웠습니다. 추정치는 있었지만, 공인된 자료로 보기는 어려웠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에도 물어봤는데, "국가들마다 요소 생산량에 대한 특별한 통계 필요성이 없어서 통계를 산출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했습니다.

다만, 유엔의 무역 통계 데이터베이스 '유엔 컴트레이드'(UN Comtrade)를 활용해 국가 간 요소 수출입 현황은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유엔 컴트레이드를 보면, 전세계 요소 수출입 규모는 2020년 기준 135억 2,300만 달러로 추산됐습니다. 우리 돈으로 16조 원 규모입니다. 가장 많이 수출하는 국가는 단연 중국으로 지난해 16억 3,600만 달러입니다. 올해 1~9월 누계 기준으로, 중국 요소 수출량 가운데 47.5%가 인도로 갔고, 두 번째로 많은 14%가 한국으로 수출됐습니다.

사실은팀은 같은 자료를 기준으로 2020년 기준, 세계 20대 요소 수입 국가를 추려 분석했습니다. 수입 규모, 20대 요소 수입국 별 최대 수입 의존국, 수입 전체 액수 가운데 최대 의존국이 차지하는 비율을 순서로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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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요소 수입 규모는 세계 14번째 규모로, 지난해 2억 3,497만 달러 치를 수입했습니다. 한국이 요소 수입을 가장 많이 의존한 국가는 역시 중국이었고, 전체 수입 액의 65.55%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한 가지 보충 설명을 드리자면, 한국이 지난 1월부터 올해 9월까지 수입한 '산업용 요소' 가운데 97.6%는 중국산이었습니다. 통계에 오차가 있는 건 아닙니다. 일단 시기 기준이 다르고, 또 '산업용 요소'라는 단서가 붙습니다. 산자부에 확인했더니 "요소는 산업용과 농업용으로 분류되는데, 유엔 자료는 모든 요소를 합한 것이고, 산업용만 따로 집계하지 않는 걸로 안다"고 했습니다. 산업용 요소는 비료 원료로 주로 쓰이는 농업용에 비해 불순물이 적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즉, 위 분석 자료는 산업용과 농업용을 모두 합친 자료이지만, 이번 팩트체크가 한국의 요소 중국 의존도를 종합적으로 확인해보기 위한 취지이기 때문에, 이를 기준 삼는 데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일단 표에서 보시는 것처럼, 한국처럼 특정 국가에 의존도가 높은 나라는 거의 없습니다. 우리보다 높은 국가는 아르헨티나 정도가 있었습니다. 아르헨티나는 전체 수입액 가운데 65.77%가 이집트에 집중돼 있습니다. 한국의 중국 의존도 65.55%보다 아주 약간 높습니다. 어쨌든 특정 국가에 대한 요소 수입 의존도가 우리보다 높은 유일한 나라였습니다.

실시간 e뉴스1. 요소수(ok)

그런데, 아르헨티나는 우리와 사정이 달랐습니다. 아르헨티나의 요소 산업 구조를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봤습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작성한 자료를 참고했습니다. FAO는 개별 국가 설문조사를 통해 요소 생산량을 작성하고 있습니다. 아르헨티나는 2019년 기준 103만 톤을 자체 생산했다고 답했습니다. 중국이 설문조사에 답하지 않아서 순위를 알기 어렵지만, 당시 답한 요소 주요 생산국 35개 국가들 가운데 11번째 규모의 생산량이었습니다. 특히, 같은 2019년 기준, 3800만 달러치 요소를 다른 나라에 수출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한국은 생산량이 0이라고 답했습니다.

위 표에서 일본이 제외돼 있지만, 일본의 경우도 분석했습니다. 일본은 지난해 1억 1,600만 달러의 요소를 수입한 걸로 나와 있습니다. 수입액 가운데 말레이시아가 46.03%로 가장 높고, 중국 35.54%, 카타르 7.89% 순이었습니다. 요소 수입 시장이 동남아, 중국, 중동으로 비교적 넓게 분포돼 있습니다. FAO 자료를 보면, 일본은 2019년 기준 36만 4,250톤을 자체 생산하기도 했습니다.

데이터를 종합하면, 한국만큼 특정 국가에 요소 수입 의존도가 높은 나라는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중국산 요소 최대 수입국, 인도는?


사실 중국의 요소 최다 수입국은 한국이 아니라 인도입니다. 인도가 중국 요소의 절반 정도를 사가고 있습니다. 지난해 유엔 컴트레이드 데이터를 보면, 중국은 전체 요소 수출량의 57.34%를 인도에 팔았고, 인도는 전체 요소 수입량의 31.95%를 중국에서 사들였습니다. 중국이 수출을 금지했다면, 가장 난리가 나야 할 곳은 인도일 겁니다.

그런데도 왜 인도에 대한 뉴스는 없느냐는 팩트체크 요청이 들어와 확인해 봤습니다.

외신 보도를 보니 인도도 영향을 받고 있었습니다. '중국 발' 석탄 가격 상승으로 인도의 요소 품귀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보도가 여럿 검색됐습니다.
바라트푸르와 알와르를 포함한 라자스탄주(州)의 몇몇 지역에서는 농부들이 비료로 쓰이는 요소의 극심한 부족에 허덕이고 있다.
In several parts of Rajasthan, including in Bharatpur and Alwar, farmers have been reeling under an acute shortage of urea, fertilisers in the state.
- 인디아투데이, 'After coal crisis, urea shortage poses new challenge to several states' 10월 14일

다만, 영향을 미치는 분야가 다릅니다. 인도는 주로 비료로 쓰이는 농업용 요소를 수입하고 있습니다. 겨울철 농업 시즌을 앞두고 혼란을 겪고 있고, 특히 농업에 의존하는 지역의 타격이 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옵니다. 심지어 현지 언론은 이 때문에 농민들의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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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라자스탄주(州)에서 요소 부족 문제로 시위하는 농민들, 인디아투데이 10월 12일 보도.

인도 정부는 비료 회사들이 제품을 시장 가격 이하로 팔도록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다만, 한국처럼 산업용 요소 문제가 두드러지지는 않습니다. 외교부도 "인도는 주로 농업에서 쓰이는 비료 문제가 불거진 경우고, 산업용 요소 때문에 차량 운행과 관련한 곤란을 겪는 국가는 한국 말고는 파악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넷에서 SBS 사실은 치시면 팩트체크 검증 의뢰 하실 수 있습니다. 요청해주시면 힘 닿는 데까지 팩트체크 하겠습니다.
사실은 검색
<주요 자료>
유엔 컴트레이드(UN Comtrade) 국제무역통계 데이터베이스(https://comtrade.un.org/Data)
유엔식량기구(FAO) 요소 생산국별 생산량 통계(https://www.fao.org/faostat/en/#search/urea)
인디아투데이, 'After coal crisis, urea shortage poses new challenge to several states' 10월 14일

(인턴 : 권민선, 송해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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