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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스페셜리스트] '오징어게임' 대박이 정부 덕이다?

오징어 게임 대박이 정부 덕이라고?

넷플릭스의 역대 흥행 기록을 모두 갈아치운 드라마 오징어 게임.

넷플릭스가 서비스되는 전 세계 83개국 모두에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전 세계인들이 딱지치기, 달고나 뽑기를 따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오징어 게임 캐릭터 의상도 유행입니다.

방탄소년단, 영화 기생충, 그리고 오징어 게임까지, 한류 바람이 거세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Chapter.1 Daebak(대박) K 업데이트]

한류, 영어로는 코리안 웨이브라는 말을 많이 썼는데요, 올해 아예 이 한류라는 단어 그대로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올랐습니다.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등재된 '한글'

뜻은 우리가 생각하는 그대로입니다.

한류 말고도 많습니다.

2016년에 먼저 사전에 오른 K팝에 이어 올해는 K-드라마가 추가됐고, 한국을 뜻하는 접두어 K-도 추가됐습니다.

한복, 만화, 먹방, 치맥, 애교, 대박까지, 한국에서 유래된 단어가 30개 가까이 새로 실렸는데요, 한류 덕분에 올해 옥스퍼드 사전이 K-업데이트를 했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습니다.

[Chapter.2 대박이 정부 덕?]

이렇다 보니 한류가 왜 이렇게 인기인지, 그 이유를 분석하는 외신 기사들도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영국 유력 일간지 더 타임스의 기사입니다.

제목에 한류는 세계를 어떻게 정복했는가 라고 돼 있습니다.

해외 오징어게임 기사

미국에서는 한국의 습격이라는 기사가 나왔고요, 프랑스에서도 역시 비슷한 제목의 기사가 나왔습니다.

해외 오징어게임 기사

그런데 내용을 보면 대부분 1990년대 말부터 한국 정부가 국가 이미지를 높이고 수출을 늘리기 위해 문화산업에 집중 투자해 온 게 한류 성공의 주요인이라고 분석합니다.

한국 경제가 수출주도 정책으로 한강의 기적을 이룬 것처럼 한류도 정부의 지원 정책 덕분에 성공했다, 이런 얘기인데요, 과연 문화라는 게 그렇게 되는 걸까요?

[홍석경/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한류 연구자) : (그런 논리라면)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은 중국 문화물이 제일 성공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외국에서? 그렇지 않잖아요. 정부 주도적인 문화산업을 통해서 여기에 이르렀다고 얘기하는 건 한국의 문화적 능력을 정말 폄하하는 일입니다.]

문화산업 지원 정책을 한국만 유별나게 하는 것도 아닌데, 많은 외신들이 이렇게 쓰고 있는 데는 사실 우리 탓도 조금 있습니다.

한류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가 부족하거든요, 한류 팬들은 전 세계에서 엄청난 속도로 늘어나고 있는데 정작 한류를 키운 우리 안에서는 이 현상에 대한 연구가 부족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단편적인 과거 기사나 홍보자료에 의존해서 비슷한 얘기들이 반복되고 있는 겁니다.

[Chapter.3 무궁화 꽃이 (또) 피었습니다.]

한류는 1990년대 동아시아에서 방송 드라마를 중심으로 시작됐지만, 이후 인터넷 발전과 함께 전 세계에 자발적인 팬덤을 형성하기 시작했고요, 이제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플랫폼을 만나서 글로벌 대중문화의 주요 흐름이 됐습니다.

민주화 이후 표현의 자유를 바탕으로 문화적 역량을 축적하고 디지털화·세계화 흐름에 성공적으로 올라탄 결과입니다.

[홍석경/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 한국이 선진국과 그렇지 않은 나라 두 진영 모두에서 보편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경험을 갖춘 나라이면서 실력을 갖추게 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방탄소년단이 한국에서 여는 온라인 공연을 영국 일간지가 리뷰하고, 한국 드라마 신작을 전 세계에서 함께 시청하는 시대입니다.

한류를 학술적·체계적으로 뒷받침할 연구 인력과 인프라 확충이 시급한 이유입니다.

또 한류는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선물이 아니라, 수많은 한국 대중문화 산업 종사자들과 팬들이 함께 일궈온 결실이라는 점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영상취재 : 이찬수·김남성, 영상편집 : 이승진, VJ : 오세관, CG : 심수현·서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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