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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맞으려 12만 원 들여 불법 낚싯배 타야"

<앵커>

여객선이 다니지 않아서 육지에 나가려면 어쩔 수 없이 불법으로 낚싯배를 타야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작은 섬마을 이야기인데, 코로나 백신을 맞을 때도 법을 어겨가면서 자기 돈 들여 배를 타야 한다고 합니다.

SBS 소셜미디어 비디오머그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남 통영에서 3.5km 떨어진 오곡도, 15명이 살고 있는 작은 섬입니다.

[민경호/비머 기자 : 안녕하세요 1년 만에 오네요, 1년 만에]

1년 만에 다시 찾은 섬은 여전히 뭍과 연결되는 다리도, 여객선도 없습니다.

오곡도

추석 장 한번 보기 위해서, 코로나 백신을 맞기 위해서 매번 왕복 6만 원씩을 내고 낚싯배를 빌려야 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박승민/오곡도 주민 : 급하면 큰일이라. 백신 주사 맞는 것도 6만 원, 6만 원 두 번 주고 1·2차 맞았고]

낚싯배는 낚시꾼만 태울 수 있어 주민 운송은 불법인 것마저 그대로, 달라진 건 최근 단속이 늘었다는 것뿐입니다.

[민경호/비머 기자 : 섬 주민들이 타도 단속해요?]

[낚싯배 선장 : 그게 문제가 있지. 섬 주민 아니고 낚시꾼은 단속 대상이 아니고]

지난해 SBS가 문제를 지적한 뒤 해양수산부는 소외 도서에 여객선을 신규 운항하는 사업을 준비했습니다.

그런데 6억 3천만 원 규모의 예산안, 올해 정부 예산편성 과정에서 모두 삭감됐습니다.

"실익이 없다", "지자체가 할 일이다"라는 이유에서입니다.

반면 교통 약자를 위해 적극적으로 방법을 찾은 경우도 있습니다.

버스가 닿지 않는 농어촌 주민들이 100원만 내면 콜택시를 탈 수 있는 '100원 택시'입니다.

[김비룡/청도 원명 마을 주민 : 병원 가고 하는 데는 정말 이 택시가… 가서 주사 한 대 맞고, 급할 때 주사 한 대 맞고 바로 올라와서 일할 수 있고 참 좋아]

정부와 지자체가 비용을 반씩 부담해 택시비 차액을 부담하는 건데, 버스 노선을 운영하는 것보다 비용도 적게 듭니다.

[손호철/청도군청 교통행정담당 : 지금 총 4개 마을 총 합쳐서 저희들이 파악하는 현재 82분 정도 해당 지역의 버스 터미널까지 거의 중심지 면 소재지까지 저희들이 왕복으로 그 정도만 하고 총금액을 1억으로 해서 지금 운영하고 있습니다.]

오곡도처럼 발이 묶인 섬 주민은 전국 40개 섬에 923명, 소수의 문제라고 방관하기에는 너무나 큰 불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것도 불법을 사실상 강요하면서 말이죠.

(영상취재 : 취준식, 영상편집 : 김경연·이기은, 디자인 : 장지혜, 자료제공 : 정점식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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