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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it' 명령어 누락에 마비된 KT…보상안도 '지연'

<앵커>

지난 월요일에 벌어진 KT 인터넷망 마비는 장비 교체 작업을 할 때 명령어 단어 하나를 빠트리면서 발생한 걸로 확인됐습니다. 작업자 실수로 시작됐지만, KT는 이런 사고에 대비할 시스템도 갖추지 않았었고, 작업 절차에도 문제가 많았습니다.

한상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전국적인 KT 인터넷망 마비 사태, 발단은 KT 부산국사에서 벌인 네트워크 경로 설정 장비 교체 작업이었습니다.

[조경식/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 : 작업자가 잘못된 설정 명령을 입력하였고, 이후에 라우팅 오류로 인해 전국적 인터넷 장애가 발생한 걸로 분석됐습니다.]

조경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

작업을 종료하고 빠져나가라는 뜻의 엑시트라는 명령어를 누락하자 그 뒤에 붙어 있던 불필요한 데이터 수만 건이 라우터로 밀려들어 간 겁니다.

이런 데이터가 전국으로 퍼지면서 트래픽이 평소보다 4배나 증가했고, 망은 마비됐습니다.

[김승주/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 라우터들이 (평소보다) 많은 양의 정보를 갱신해야 되니까 삐거덕대기 시작한 거고, 그것들이 전국으로 쫙 퍼지면서 새로 다 경로 정보가 바뀌거든요. 그러면서 전국망이 다운된 거죠.]

KT는 교체 작업 뒤 테스트하는 과정도 없었고, 지역 오류가 전국으로 확산하는 걸 차단할 시스템도 마련하지 않았습니다.

중요 장비를 교체하는 현장을 KT는 관리자 없이 협력업체 직원에게만 맡겼습니다.

무엇보다 당초 새벽 1시부터 6시까지 예정됐던 작업을 낮 시간에 진행한 게 결정적으로 피해를 키운 원인인데, 야간작업을 좋아하는 직원이 없다는 게 KT 측이 밝힌 이유라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전했습니다.

KT는 재발 방지를 약속하며, 3시간 이상 장애가 발생했을 때만 배상하는 약관을 뛰어넘어 보상안을 내놓겠다고 했는데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정성화, 영상편집 : 김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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