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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 환경 열악" 폭로에 '사상 · 신념' 수집 시도한 회사

<앵커>

화력발전소의 하청 업체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사흘 전 열악한 작업 환경을 폭로했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 사측이 직원들에게 보안 서약서를 받으면서 노조와 정당 가입 이력 같은 민감한 개인정보 수집까지 동의를 요구한 걸로 드러났습니다.

임태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고 김용균 씨가 일했던 발전 설비 운영 업체 한국발전기술이 전 직원에게 보낸 개인정보 수집 동의서입니다.

국가 보안시설인 발전소 내부 사진 등이 외부로 유출되고 있다며 보안 서약서와 함께 서명을 요구했습니다.

그런데 수집 항목에 사상·신념과 노조나 정당의 가입·탈퇴 이력, 정치적 견해 같은 민감정보까지 포함됐습니다.

지난 25일 고 김용균 3주기 행사에서 이 회사 직원들이 영흥화력 발전소의 열악한 근로 환경을 폭로했는데 그 다음 날 바로 회사가 이런 조치를 한 것입니다.

[신대원/공공운수노조 한국발전기술지부장 : 이건 인권 침해라고 명백히 생각이 들고 보복성이라고 판단이 들어요.]

개인정보보호법은 개인의 사상·신념을 비롯한 민감정보 수집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습니다.

개인정보 처리자가 민감정보 수집 동의를 받으려면 수집 목적과 항목, 이용 기간 등을 명확히 밝혀야 하는데 이 과정도 생략됐습니다.

[이서용진/공인노무사 : 이 기업체가 실제로 이런 사상이나 신념이나 정당 가입·탈퇴를 수집할 이유가 전혀 없다. 업무상 필요성이 없다는 측면에서도 당연히 위법이고요.]

이에 대해 한국발전기술 측은 개인정보 수집 동의서를 실무진이 실수로 잘못 작성했다며 개인정보 수집을 전면 중단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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