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스브스夜] '그알' 식욕억제제 '나비약', 충격적인 부작용 실태…약 먹는 10대, 그 이유는 '프로아나'

[스브스夜] '그알' 식욕억제제 '나비약', 충격적인 부작용 실태…약 먹는 10대, 그 이유는 '프로아나'
그알

식욕억제제 복용 후 환각에 빠진 이유는?

23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나비약과 뼈말라족'이라는 부제로 향정신성 식욕억제제의 부작용과 오남용을 조명했다.

지난 2019년 4월 새벽 서울 학동역 부근에서 한 남자가 기이한 행동을 하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됐다. 남자는 허공을 향해 주먹을 날리고 바닥에 드러눕는 등 몸을 가누지 못했다. 그리고 달리는 차에 뛰어들어 충돌하고 나서 그의 행동이 멈추었다.

마약 투약을 의심하게 한 그의 행동, 그는 곧바로 체포되어 조사를 받았지만 조사 결과 마약 투약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이상한 행동을 한 인물은 바로 배우 양기원 씨.

그의 행동을 보고 자신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는 제보자를 만났다. 3년 전 그는 '부를 재분배하라'라는 하늘의 계시를 받았다는 것. 쓰지도 않는 물건을 흥청망청 샀다가 다음 날 버리고, 죽은 고양이 시체를 붙들고 부활할 것을 기다리는 등 이상 행동을 했다고. 어머니의 몸에 불을 붙이려 했던 그는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 후 지금까지도 치료를 받고 있다.

의정부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평범한 딸 천 씨가 가족들과 말다툼 끝에 집에 불을 붙여 불을 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들에게는 하나의 공통점이 발견됐다. 이들은 바로 체중 조절을 이유로 향정신성 식욕억제제, 일명 '나비약'을 복용했다는 것이다.

지인이나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향정신성 식욕억제제에 대한 정보를 접하고 약을 처방받은 제보자들. 그들은 실제로 식욕억제의 효과가 컸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들 중 다수가 우울과 환청, 환각 등 부작용을 겪었다고 밝혔다. 또한 복용을 중지하면 식욕이 제어가 되지 않아 폭식증이 생기고, 무기력해지고 감정 기복도 심해지는 또 다른 부작용을 경험했다고.

이에 전문가는 "펜터민, 펜디메트라진, 마진돌, 디에틸프로피온은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암페타민 유사체라고 표현한다. 펜터민의 엄마 격인 암페타민, 거기에 메틸기를 붙인 게 메스암페타민인 필로폰이다"라며 "필로폰이 식욕억제 기능이 있지만 중추 흥분 작용과 환각작용이 있구나 해서 유사체로 만든 약품은 중추신경의 작용을 최소화해놓으면서 식욕 억제 작용을 극대화시킨 약물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이 약품들을 복용하면 긴장되고 흥분된 상황이 계속 이어지게 되다 보니 식욕은 자연히 떨어지지만 이 기간이 길어지면 합병증 등 정신 질환이 생길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이 약물들은 반드시 의사의 처방이 필요했다.

제보자들 역시 의사에게 처방을 받아 약품을 복용하게 됐는데 이들은 부작용에 대한 설명을 충분히 듣지 못한 것으로 밝혀져 눈길을 끌었다. 특히 우울증 병력이 있는 환자 등 복용 전후의 면밀한 관찰이 필요한 환자들에게도 이 약들이 쉽게 처방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리고 사용 대상과 처방 기간이 명확하지만 실제로는 이런 가이드라인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비만 전문 병원 등에서는 향정신정 약품과 함께 복용하면 부작용이 있는 약물도 함께 처방하는 경우도 포착되어 걱정을 자아냈다.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향정신성 식욕억제제를 치료 용도가 아닌 마약 대체 용도로 사용하는 이들이 상당수 발견됐다. 또한 중복 처방이 되어도 이를 고지하거나 막는 의사들이 거의 없었다. 취재 중 단 한 곳에서만 중복 처방에 대해 알렸을 뿐, 별다른 문제없이 처방을 했다.

더 큰 문제는 또 있었다. 병원의 처방을 받아야 구할 수 있는 약이 불법적으로 유통되고 이에 10대 청소년들이 쉽게 접할 수 있었던 것이다. 현재 만 16세 이하의 아동 청소년에게는 안전성과 유효성이 확인되지 않은 식욕억제제가 처방되지 않고 있기에 더욱 문제였다.

대리 구매를 통해 너무나 쉽게 약을 구하고 있는 청소년들. 이들은 약을 구매하는 것이 불법이라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간절하게 약을 구했다. 그리고 이들이 이 약에 집착하는 이유는 일명 '프로아나' 때문이었다. '프로아나'란 거식증을 지향하는 하나의 현상이었다.

10대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는 프로아나족은 섭식장애로 고통받는 이들을 도리어 부러워하며 자신의 키에서 125를 뺀 '뼈말라' 상태를 추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제작진이 만난 제보자들 중 한 명은 현재 키가 155cm인데 27kg까지 감량을 희망한다며 한 장의 사진을 꺼냈다. 다리가 얇아서 스타킹이 남는 사진이라며 본인도 그러한 상태가 되고 싶다고 밝혀 충격을 안겼다.

향정신성 식욕억제제 복용 후 우울해지거나 환청이 들리고 이에 자해까지 하는 일이 있음에도 식욕이 억제되는 것이 좋아 약을 끊을 수 없다는 10대들. 이뿐만이 아니었다. 제작진이 만난 10대 제보자들은 생리 불순, 위장 질환 등 몸에서도 이상 현상이 포착되고 있었다.

마른 몸의 연예인만 등장하는 미디어, 이를 보며 동경하는 아이들. 이에 아이들은 잘못된 방법으로 다이어트에 집착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해외를 예로 들며 "체형에 대한 다양성을 만들어 가기 위한 규제가 필요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리고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미애 국회의원은 "환자 본인이 식욕억제제는 마약류라는 인식이 있어야 하고 의사도 오남용의 위험성을 경고해야 한다. 그리고 정부 당국의 관리 감독이 더 강화되어야 한다"라며 "오남용에 대한 신고 의무 규정을 두면 훨씬 더 오남용을 막는데 효과적이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SBS연예뉴스 김효정 에디터)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