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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 700km 안착' 발사 16분, 누리호 성패 갈린다

<앵커>

누리호와 이름이 비슷했던 8년 전 나로호 기억하실 겁니다. 그때와 가장 큰 차이는 누리호가 모든 걸 우리 기술로 만들어낸 순수 한국형 발사체라는 겁니다.

누리호 탄생 과정과 발사부터 16분까지 마지막 고비를 정구희 기자가 설명하겠습니다.

<기자>

누리호의 길이는 47.2m입니다.

세우면 15층 아파트 높입니다.

2단 로켓이었던 나로호와 달리 누리호는 3단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8년 전 나로호 때는 로켓의 가장 핵심인 1단이 러시아 기술이었지만, 이번에는 1단까지 우리 기술로 만들었습니다.

로켓의 절반인 1단은 연료로 쓰이는 케로신 탱크와, 연소를 도와주는 산화제인 액체산소 탱크로 가득 차 있습니다.

여기에 이번 로켓의 핵심인 300톤급 엔진이 부착되어 있습니다.

1단 엔진은 중력과 공기저항이 가장 강한 구간을 돌파해야 하기 때문에 힘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중형차 50대를 들어 올릴 수 있는 75톤급 엔진 4개가 한데 묶여 총 300톤급의 위력을 낼 수 있습니다.

이 4개의 엔진이 하나처럼 움직여야 목표지점인 59km 높이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개발과정은 난관의 연속이었습니다.

2014년 첫 연소 시험에서 연료공급이 불안정해 불과 몇 초 만에 불이 꺼져버렸습니다.

결국 설계를 12번이나 바꾼 끝에, 1단 엔진이 완성됐습니다.

지상 59km에서 1단이 떨어져 나가면 그때부터는 2단 로켓이 임무를 시작합니다.

2단은 아까 봤던 75톤 엔진 1개로 구성되어있습니다.

추진과정에서 '페어링 분리'라고 하는 어려운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페어링은 로켓의 맨 위에 있는 위성을 감싸고 있는 구조물입니다.

뾰족하게 생겨서 공기저항을 최소화하고 마찰열로부터 위성을 보호해줍니다.

누리호에는 2개가 달려 있는데 1개 무게가 325kg이나 됩니다.

무겁다 보니 그냥 분리시키지 못 하고 안에 들어 있는 화약을 폭발시켜 연결부위를 순식간에 끊어 내야 합니다.

2단 로켓이 상승할 때 191km 고도에서 페어링을 제때 떼어내지 못하면 로켓이 무거워 목표 궤도에 진입할 수 없습니다.

나로호 첫 발사 때도 이 페어링이 분리가 안 돼서 궤도진입에 실패한 경험이 있습니다.

페어링이 잘 떨어져 나간 뒤 고도가 258km에 다다르면 2단 로켓도 바다에 떨어집니다.

그러면 위성을 목표궤도까지 보내는 마지막 3단 로켓만 남게 됩니다.

3단은 비교적 작은 7톤급 엔진을 사용합니다.

이제는 중력도 약해지고, 대기도 없어서 목표궤도까지 위성을 밀어만 주면 됩니다.

그리고 700km 고도에 위성이 안착하면 누리호의 임무는 완료.

여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불과 16분입니다.

각 엔진이 목표지점에 도달할 추진력을 제대로 내는지, 적절한 고도와 시점에서 분리가 잘 되는 지가 역사적인 누리호 발사의 성패를 가를 열쇠입니다.

(영상편집 : 이승열, CG : 서승현, 화면제공 : 항공우주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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