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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도둑 막으려 CCTV 달았는데 "이웃에 1억 6천 배상"…왜?

[Pick] 도둑 막으려 CCTV 달았는데 "이웃에 1억 6천 배상"…왜?
▲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영국 옥스퍼드셔에서 이루어진 한 재판 결과가 현지에서 거센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13일 영국 메트로 등 외신들은 20여 년 동안 이웃이었던 두 사람 사이에서 벌어진 치열한 법정 공방에 관해 보도했습니다.

지난 2019년 옥스퍼드셔 테임스 주민인 존 우다드 씨는 황당한 사건을 겪었습니다. 집 바로 앞에 주차해둔 자동차를 한 무리의 강도들이 훔쳐 가려 했던 겁니다. 다행히 차를 잃지는 않았지만, 이 사건 이후 우다드 씨는 도난 사고에 대처하기 위해 보안 카메라를 설치하기로 했습니다.

직업이 기술자였던 우다드 씨는 집 외벽 곳곳에 총 네 대의 장비를 설치했습니다. 그런데 우다드 씨의 장비들은 일반적인 감시카메라와 좀 달랐습니다.

장비 두 대는 실제 촬영이 이루어지지 않는 모조품으로, 경고의 목적만 지니는 '모형'이었습니다. 반면 나머지 두 대는 촬영은 물론 음성 녹음까지 이루어지며, 집주인이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으로 실시간 영상을 받아볼 수 있는 카메라였습니다.

게다가 집이 비어있는 사이 누군가 현관문 앞으로 다가오면 즉시 집 주인의 휴대전화로 알림이 가며, 집주인은 카메라에 내장된 스피커를 통해 방문자에게 말까지 걸 수 있었습니다.

이웃 옆집 울타리 자료사진
▲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이 장비를 가장 못마땅하게 여긴 건 강도가 아닌 옆집 이웃 페어허스트 씨였습니다. 20년 동안 우다드 씨의 집에서 불과 3m 떨어진 주택에 살았던 페어허스트 씨는 어느 날 우다드 씨의 집에 새로 달린 카메라가 자신의 집을 똑바로 향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페어허스트 씨는 "24시간 내내 감시받는 기분"이라며 우다드 씨에게 사생활 침해에 대한 불만을 터뜨렸지만, 우다드 씨는 오히려 공격적으로 반응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결국 재판정으로 이어진 두 사람의 갈등은 영국 전역에서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근 몇 년 동안 주택용 보안 카메라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커지면서 우다드 씨와 똑같은 장비를 이용하고 있는 사람이 10만여 명에 이르렀기 때문입니다.

그런 가운데 첫 재판을 맡은 판사는 이웃 페어허스트 씨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우다드 씨가 사용한 장비의 성격은 데이터 보호법의 취지에 어긋나며, 실질적으로 이웃의 사생활을 침해했다"는 이유였습니다.

만약 향후 재판에서 우다드 씨의 혐의가 확정된다면, 그가 페어허스트 씨에게 배상해야 할 금액은 최대 10만 파운드(약 1억 6천만 원)에 이릅니다.

우다드 씨는 "법원의 결정은 너무 가혹하다. 우리 동네에 보안 카메라를 사용하는 집이 하나둘이 아니다"라며 "지금 나에게는 5천 파운드(약 800만 원)도 없다. 이 일로 내 인생이 무너질 수도 있다"고 호소했습니다.

'뉴스 픽'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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