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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장학생 뽑는데 '부모 직업' 확인?…"참고용일 뿐"

<앵커>

국가기관 산하 골프장이 골프 장학생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심사자료에 부모의 직업과 가정환경 같은 골프 실력과는 아무 상관없는 개인 신상을 적은 걸로 드러났습니다. 해당 골프장 측은 내부 참고용으로 만든 비공식 문서라고 해명했습니다. 

김형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국가보훈처 산하 88골프장입니다.

이 골프장은 지난 2010년부터 매년 저소득층 골프 유망주들을 장학생으로 뽑아 골프장과 연습장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했습니다.

그런데 장학생 선발 과정에서 골프 실력과는 아무 상관없는 개인 신상정보가 담긴 심사자료를 만든 걸로 드러났습니다.

지난 2019년 골프장 운영기관이 자체적으로 작성한 면접 대상자 보고서에는 "부모가 잡음이 많다", "아버지가 대학 교수다" 등의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

다음 해 선발도 마찬가지, "부모가 방치한다" "학생이 잡음이 많다" 등 부정적인 평가들이 기록됐습니다.

골프장 측은 해당 내용이 부적절했다고 인정하면서도, 내부 참고용일 뿐 심사위원들에는 전달되지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골프장 관계자 : 부모님들이 같이 와가지고 하소연도 하고 그래가지고 직원들이 들은 이야기를 그냥 세평식으로 이렇게 적어놨는데, 그런 건 적절하지 않고….]

[강민국/국민의힘 의원 : 부모의 직업, 해외 경험 유무 등을 수집한다는 자체가 공정의 정신에 맞지도 않고 불공정의 우려가 크다고 봅니다.]

저소득층 골프 유망주를 돕겠다는 사업 취지가 무색한 경우도 있었는데, 지난 2년간 면접 탈락자 8명 가운데 6명이 저소득층이었습니다.

반대로 부모가 부유층이나 대학 교수라고 적힌 학생 2명은 장학생으로 뽑혔습니다.

골프장 측은 저소득층 학생에게 가산점을 줬지만 변별력이 없는 경우가 있었다며, 내년부터는 저소득층만 따로 분리해 선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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