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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정보로 논문 쓰고, 출장비로 관광하고

<앵커>

국내 원자력발전소를 관리하는 한국수력원자력의 한 직원이 내부 기술정보를 밖으로 빼내서 자기 석사 논문 쓰는 데 활용하다가 내부감사에서 적발됐습니다. 또 다른 직원은 학술 대회에 간다면서 받은 출장비로 관광을 한 게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강민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SBS가 입수한 한국수력원자력의 지난 7월 감사보고서입니다.

원전 관련 개발업무를 담당하던 직원 A 씨는 고리 1호기 원전의 내부 기술 자료를 승인도 없이 무단으로 외부로 반출했습니다.

해당 자료는 '기술적 가치가 있어 공개가 제한적인 중요기술정보'로 분류된 '관리등급 B'에 해당하는 자료.

한수원 중앙연구원장의 승인이 없으면 외부 반출 자체가 불가한데, A 씨는 몰래 빼돌린 해당 정보를 자기 석사 논문 작성에 활용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한수원의 설명에 따르면, A 씨가 반출한 자료에는 주요 데이터나 그림 등이 상세히 담겨 있기 때문에 외부에 노출되는 것만으로 원전의 화재 안전과 보안 유지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신영대/민주당 의원 : 내부 기술을 유출해서 개인 논문에 이용한 이번 사건은 그 자체로도 충격적이지만, 원전 안전과 직결될 수 있는 사안이라서 그 심각성이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한수원은 A 씨에게 감봉 처분을 내렸고, A 씨가 이를 받아들였다고 밝혔습니다.

한수원 직원들의 일탈은 이뿐이 아닙니다.

직원 B 씨는 제주도에서 열린 학술대회에 참석한다고 해놓고, 출장비로 배우자와 관광을 했다는 이유 등으로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B 씨는 정직 처분을 받았는데, 이의 신청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 5년간 한수원 감사에서 적발돼 중징계 처분을 받은 사례는 244건.

경고나 주의, 권고 같은 경징계까지 포함하면 2천 건에 육박합니다.

국가 중요시설인 원전을 책임지는 한수원에서 일부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가 선을 넘었다는 지적입니다.

(영상취재 : 유동혁, 영상편집 : 김선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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