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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대한 초과 이익…'대장동 설계·실행' 누가 주도했나

<앵커>

유동규 전 본부장이 구속된 데 이어서 김만배 씨도 조사를 받으면서 검찰 수사에는 속도가 붙고 있습니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은 등장하는 인물, 회사 이름만 해도 수십 개에 이르고 그 안에서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과 수사에서 밝혀져야 할 쟁점을 정리해봤습니다.

정윤식 기자입니다.

<기자>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일대 92만㎡.

민간 개발로 진행되다 중단된 이곳을 2010년 취임한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은 공영 개발로 추진하겠다고 선언합니다.

[이재명/당시 성남시장 (2011년) : 대장동 지역을 개발해서 생기는 수천억대의 개발 이익을 우리 시민들 전체가 공유할 수 있도록 기반 시설 투자라든지 주민 복리 시설 확충이라든지 이런 사업에 쓰도록 할 생각입니다.]

하지만 성남시의 지방채 발행이 무산되며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자 이재명 시장은 공영이 아닌 민관 공동으로 개발 방식을 바꿉니다.

그린벨트로 묶여 있던 노른자 땅이 공영 개발이라는 족쇄가 풀리자 사업은 일사천리로 진행됐습니다.

2015년 대장동 개발 사업을 위해 성남도시개발공사와 민간 사업자를 결합한 특수목적법인 '성남의 뜰'이 만들어지고, 그 민간 사업자로 화천대유가 주도한 하나은행 컨소시엄이 선정됩니다.

이후 대장동 개발 사업은 분양가 폭등의 이유 등으로 성남시가 우선 확보한 공공 이익을 제하고도 민간 사업자들에게 천문학적인 이익이 돌아갑니다.

화천대유와 관계사인 천화동인 1호~7호는 지난 3년 동안만 4천억 원 넘는 배당금을 받았고 대장동 지역 분양 사업에도 직접 참여해 수천억 원대의 추가 수익도 거두어들일 상황입니다.

화천대유와 천화동인이 어떻게 이런 막대한 수익을 얻을 수 있었던 걸까.

답은 수익 배분 방식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50% 지분을 가진 성남도시개발공사의 배당금은 1천822억 원 이상 받을 수 없게 상한선을 정해 놓은 반면, 불과 7% 지분을 보유한 화천대유와 천화동인에는 이런 제한이 없었던 겁니다.

당시 가파른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대장동 땅값도 매년 치솟았고, 그 이익은 고스란히 화천대유와 천화동인에 돌아갔습니다.

이런 수익 배분 구조를 만든 게 성남시가 화천대유 측에 일부러 유리하게 해 준 것인지가 우선 풀어야 할 의혹입니다.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 유동규 기획본부장이 그 의혹의 중심에 있습니다.

대장동 사업의 설계자로 지목되는 인물입니다.

당시 실무진 사이에서는 민간 사업자에게 과도한 이익이 생길 경우 초과 이익을 환수하는 장치가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의견은 7시간 만에 사라졌습니다.

[이현철/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2처장 (지난 6일) : 그거는 제가 모르고 있다가 계약이 완료됐을 적에 (공모지침서에서) 빠져 있는 건 확인됐습니다.]

이 과정에 유 전 본부장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건데, 유 전 본부장은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와는 사업 얘기를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유동규/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지난달 30일) : 나는 (김만배 씨를) 100% 기자로 알았죠. 전혀 대장동 이야기를 꺼내본 적이 없어요.]

하지만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이 김 씨로부터 5억 원을 받은 것으로 보고 어떤 명목으로 돈을 받은 건지 수사하고 있습니다.

대장동 의혹의 열쇠를 쥔 인물은 여럿 있습니다.

대장동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유 전 본부장의 휘하에서 일했던 정민용 변호사.

두 사람은 퇴임 뒤 유원홀딩스라는 회사를 차려 동업을 하고 있어 정 변호사가 유 전 본부장 비리 의혹을 캘 키를 쥔 인물로 꼽힙니다.

정 변호사의 대학 선배이자 천화동인 4호 소유주인 남 욱 변호사.

대장동 사업으로 1천억 원 이상을 배당받고 미국으로 도피 중인 남 변호사와 동업자들 사이의 금전 협박 과정에서 특혜와 로비 의혹이 담긴 19개의 녹취 파일을 검찰에 제출한 정영학 회계사.

그리고 이들 대장동 패밀리를 이끌고 있는 화천대유 소유주 김만배 씨가 특혜와 로비 의혹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김 씨와 화천대유의 든든한 뒷배로 의심되는 전·현직 법조인에 대한 수사도 진행 중입니다.

아들이 화천대유에서 일하다 퇴직금 등 명목으로 50억 원을 받은 곽상도 의원.

[곽 모 씨/곽상도 의원 아들 (지난 8일) : (상식적으로 50억 원이 퇴직금이 될 수가 있습니까?) …….]

역시 화천대유에서 일하던 딸이 대장동 아파트를 분양받은 박영수 전 특별검사.

이재명 지사의 무죄 판결 전후로 김 씨가 자유자재로 대법관 사무실을 드나들고, 퇴임 후 화천대유 고문으로 거액을 받은 권순일 전 대법관도 김 씨가 각별히 챙기려 했다는 50억 약속 그룹의 멤버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서진호, 영상편집 : 원형희·소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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