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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련을 출발점으로…로켓걸과 후크팬의 영화 같은 사연

[SBS 스페셜] 나는 산다 : 로켓걸과 후크팬 ③

의수 화가 석창우 씨와 의족 골퍼 한정원 씨의 영화 같은 사연이 공개됐다.

10일 방송된 SBS 스페셜에서는 2021 여름 특집 마지막 편 '나는 산다 : 로켓걸과 후크팬'이 전파를 탔다.

석창우 씨는 누군가 보내온 편지 한 통을 받았다. 이름 조차 들어본 적 없는 낯선 이지만 두 사람 사이에는 공통점이 있었다. 같은 아래 한 번도 만난 적 없지만 묘하게 닮은 평행 이론 같은 두 사람의 이야기는 바로 석창우 씨와 한정원 씨의 이야기였다.

고등학교 체육 교사 한정원 씨는 교직에 몸담은 지 10년째 되던 2013년 여름, 교직원 연수를 가던 중 교통사고를 당해 왼쪽 다리를 잃었다.

그리고 전기기사 석창우 씨는 지난 1984년 전기 점검 도중 2만 볼트 감전 사고로 양팔과 발가락 두 개를 잃었는데 이는 그의 둘째 아이가 태어난 지 한 달 반만의 일이고 그의 나이는 겨우 서른이 되던 때의 일이라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왼쪽 다리를 잃고 의족을 하게 된 정원 씨는 체육 교사로서의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어 그 어떤 고통도 참고 재활에 임했다. 그리고 그는 당시 고1이었던 제자들이 고3이 될 때까지 돌아가겠다는 약속을 했고, 그 약속을 지켜냈다.

말하고 걷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던 석창우 씨는 아이들에게 무언가 하는 아빠가 되고 싶어 할 수 있는 것을 찾았다. 하지만 그 여정은 쉽지 않았고, 무의미한 시간이 흘러가던 그때 아들이 그림을 그려달라는 부탁에 처음으로 펜을 잡고 하루가 꼬박 걸려 참새 그림을 그렸다. 그리고 그의 인생은 그 그림과 함께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참새 그림을 받고 기뻐하던 아들의 얼굴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는 석창우 씨는 그림을 그려 볼 생각을 했던 것.

다시 걸을 수 있는가 보다 체육 선생님을 계속할 수 있을지를 가장 먼저 궁금해한 한정원 씨는 아이들 곁으로 돌아가겠다는 간절한 마음이 그를 일으켰고 제자들 곁으로 돌아가게 됐다. 처음에 의족을 한 선생님을 낯설어하던 아이들도 금세 함께 뛰고 호흡하는 선생님에게 익숙해졌다. 하지만 넘치는 의지와 달리 몸은 예전 같지 않았다. 체력도 떨어지고 불쑥불쑥 극심한 고통이 밀려왔다.

이에 한정원 씨는 여러 스포츠에 도전하며 자신을 일깨웠다. 테니스와 조정 등 차례대로 도전해 엄청난 실력을 보여줬지만 그의 소질과 달리 환부가 말썽이었다. 결국 2차 수술을 받는 지경에 이르렀고, 담당의는 왼쪽 다리에 무리가 없는 골프를 권했다. 그리고 골프를 시작한 한정원의 삶은 바뀌기 시작했다.

석창우 씨는 그림을 배우기 위해 화실을 방문했다. 그러나 화실에서는 양팔을 잃은 사람을 가르친 적이 없고 여러 물감을 다뤄야 하는 작업을 어떻게 그가 할 수 있겠냐고 물었다. 이에 석창우 씨는 먹물 하나로 그릴 수 있는 사군자를 떠올렸고 서예 학원으로 향했고 그렇게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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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붓을 잡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의수에 테이프를 감아 붓을 고정시키고, 획 하나 긋는데도 온몸을 써야만 했다. 그러나 그는 수많은 연습 끝에 수묵 크로키로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었고 그는 생동감 넘치는 운동선수들의 모습을 수묵 크로키에 담아내는 국내 1호 의수 화가가 됐다. 이후 그의 작품은 교과서에도 실렸고, 지난 2014년 소치 동계 패럴림픽 폐막식 공연에도 초정됐다.

골프를 시작하고 아이들에게 자랑스러운 엄마가 되기 위해 매일같이 노력하는 한정원 씨. 그는 지난 5월 절단 장애인 최초로 프로무대에 초청받았다. 그러나 현실의 벽은 높았다. 이에 그의 꿈과 도전을 위해 김지현 골퍼가 함께 라운딩을 펼치며 그를 응원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한정원 씨는 큰 깨달음을 얻어 눈길을 끌었다.

패럴림픽 골프 종목에서 첫 메달리스트가 되는 게 꿈이자 소망인 한정원 씨, 그리고 석창우 씨는 그의 스윙을 직접 볼 수 있는 날이 오길 소망했다. 또한 석창우 씨는 한정원 씨의 스윙을 담은 그림을 선물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두 사람은 서로의 이야기를 통해 그 어떠한 불편도 자신들의 도전과 열정을 꺾기에 부족한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소중한 신체와 헤어진 것이 운명이라면 의수 화가와 의족 골퍼로 살아가는 것은 숙명일 것이라며 새롭게 맞이한 값진 삶에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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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는 18홀, 한 홀을 실패했다면 다음 홀에서 잘하면 된다는 말을 항상 새기고 사는 한정원 씨. 그는 자신은 언제나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첫 번째 티 홀에 서있다며 새로운 출발을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SBS연예뉴스 김효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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