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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영 팀장입니다" 원조 피싱법, 전직 경찰 출신

<앵커>

보이스피싱의 원조라고 할 수 있죠. 자신을 김미영 팀장이라고 소개하면서 400억 원 규모의 보이스피싱 사기를 벌였던 조직의 총책, 박 모 씨가 검거됐습니다. 박 씨는 경찰 출신인데 자신이 과거, 수사하다가 알게 된 수법을 범행에 그대로 이용했습니다.

박재현 기자입니다.

<기자>

한국과 필리핀 경찰에게 한 남성이 체포됩니다.

[올려 올려. 가서 PCR검사 하시고.]

손이 묶인 채로 승합차에 오른 이 남성은, '김미영 팀장'이라는 소개로 시작하는 보이스피싱 범죄 단체의 총책 박 모 씨입니다. 

박 씨는 경찰관으로 근무하다 수뢰 혐의로 2008년 해임됐습니다. 

이후 2012년부터 보이스피싱 조직을 운영했는데, 밝혀진 피해액만 80억 원, 총 피해 추정 금액은 400억 원에 달합니다.

이 조직은 중국 해커를 고용해 금융권으로부터 대출을 거부당한 20만 명의 명단을 빼낸 뒤 피해자에게 접근하는 수법을 썼습니다.

[정 모 씨/당시 보이스피싱 피해자 : 저축은행에서 대출상담을 했다가 거절당했는데, 다음날 전화가 와서 '대출해 줄까' 하더라고요. 그게 알고 보니 사기였더라고요.]

박 씨는 과거 서울의 한 경찰서 사이버수사팀에서 근무했는데, 이때 수사했던 보이스피싱범들의 수법을 그대로 쓴 걸로 알려졌습니다.

심지어 직접 수사했던 피의자 3명을 조직에 끌어들이기까지 했습니다.

2013년 경찰 수사에서는 조직원 중 일부만 검거됐고, 박 씨 등 주요 인물들은 해외로 도피했습니다. 

경찰은 국정원과 함께 9년 동안 일당을 추적해 필리핀에 숨어 들어간 다른 조직원들을 먼저 검거했습니다. 

이후,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400km 떨어진 시골 마을에서 2주 잠복 끝에 박 씨 검거에 성공했습니다.

경찰은 박 씨 등 검거된 조직원들을 한국으로 송환한 뒤 수사를 이어갈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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