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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혼자서는 못 오는 곳"…기억상실증 여성이 발견된 장소

[Pick] "혼자서는 못 오는 곳"…기억상실증 여성이 발견된 장소
크로아티아의 한 외딴 섬 해안에서 발견된 정체불명의 여성이 수사기관을 혼란에 빠뜨렸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22일 AP통신에 따르면, 지난 12일 아침 크로아티아의 작은 섬마을 솔린에서 다친 여성이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현장을 찾은 구급대원들은 얼굴 등에 멍이 든 여성이 해안 바위에 서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대원들은 날카로운 바위틈에서 여성을 구출해내는 데 성공했지만, 여성은 크로아티아어로 말 한마디도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소지하고 있는 휴대전화도, 신분증도 없었습니다.

얼마 후 여성이 영어를 구사한다는 사실을 파악한 대원들은 대화를 나누다 더욱 놀라운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여성이 자신의 이름도, 자신이 어떻게 이곳에 이르렀는지도 기억하지 못하는 상태였던 겁니다.

'절대 혼자 못 오는 곳…외딴 섬에서 발견된 '기억상실증' 여성

여성을 처음 발견한 이들은 수백 미터 떨어진 바닷가에서 낚시를 하던 부부였습니다. 멀찍이 험한 바위틈에 서 있는 여성을 발견한 부부는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다음 날 아침까지 여성이 같은 자리에 서 있자 뭔가 잘못됐음을 느꼈습니다.

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여성이 발견된 곳은 바위가 날카롭고 파도가 거세 현지인들도 절대 찾지 않는 위험한 해안이었습니다.

주민들은 또 "육지에서 이 섬까지 오려면 단 하나뿐인 다리를 건너야 하는데, 그마저도 개인이 혼자서 건널 수 있는 다리가 아니다"라며 "이 섬에서 외지인이 홀로 발견된 것 자체가 이상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절대 혼자 못 오는 곳…외딴 섬에서 발견된 '기억상실증' 여성

그런데 의문의 여성에 관한 보도가 나간 뒤, 이 여성을 알고 있다는 뜻밖의 사람이 등장했습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하는 니나 스미트 씨가 "기사 사진을 보자마자 누구인지 알았다. 지난 2015년까지 같은 회사에서 일했던 슬로베키아 출신 다니엘라 아담코바 씨다"라고 제보해온 겁니다.

아담코바 씨는 당시 노숙인들의 자립을 돕는 한 NGO의 취업 프로그램을 통해 스미트 씨의 회사에 입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스미트 씨는 "아담코바 씨가 2015년 7월 아일랜드로 떠난다고 한 이후로 한 번도 소식을 들은 적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경찰은 현지 슬로베키아대사관에 문의해 기억을 잃은 채 발견된 여성이 실제로 아담코바 씨라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그러나 아담코바 씨가 어떻게 크로아티아 외딴 섬까지 이르렀는지는 여전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스미트 씨는 "아담코바 씨에게는 힘든 과거가 있었지만 일할 때만큼은 매우 성실하고 현명했으며 고운 마음씨를 갖고 있었다"면서 "아담코바 씨의 가족들이 그를 도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밝힐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뉴스 픽' 입니다.

(사진='Nina Smidt' 인스타그램, 'PRIMORJE-GORSKI KOTAR POLICE DEPARTMENT'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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