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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10개 중 9개 '불량'…갈 길 먼 국산 테이저건

<앵커>

흉기를 든 범인을 제압할 때 쓰는 전자충격기, 흔히 테이저건이라고 불리죠. 미국에서 들여오다 여러 문제점이 확인돼 국산 장비를 개발했는데, 검사 결과 장비 10개 중 9개가 불량으로 판정돼 아직 시범 운용조차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김상민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2019년 1월, 서울 암사역 근처. 두 남성이 난투극을 벌이는 가운데 1명이 흉기를 꺼내 휘두릅니다.

[흉기 버려, 빨리.]

전자충격기는 명중하지 않았고, 충격기를 재장전할 겨를도 없이 남성은 인파 속으로 달아났습니다.

이처럼 연속 발사가 안 되고 단가는 비싼 미국산 전자충격기의 한계가 드러나 논란이 일었는데, 당시 경찰은 2018년 9월 개발이 완료돼 상용화를 앞둔 국산 전자충격기가 대안이 될 거라고 설명했습니다.

경찰청이 산업통상자원부와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2년 동안 예산 10억 원을 들여 연구 개발을 진행했는데, 3발까지 연속 발사가 가능하고 무게도 더 가벼워진 점이 주된 장점으로 거론됐습니다.

경찰은 시범 운용을 해보겠다며 2019년 말 장비 1백 정을 사들였습니다.

하지만 발사 기능 미달·레이저 불량 등 기계적 결함이 꾸준히 발견돼 지금도 보급이 안 되고 있습니다.

문제점을 보완하며 6차 검사까지 실시했지만, 여전히 장비 10개 가운데 9개가 불량으로 판정됐습니다.

[한병도/더불어민주당 의원 (국회 행안위) : 국민 안전과 직결된 문제입니다. 시범운용 단계부터 말썽인 이 테이저건을 계속 붙들고 있는 게 맞는 것인지 경찰청이 냉정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경찰은 엄격한 검사 기준 때문에 불량률이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지만, 성능 개선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장비 국산화로 기대되는 이점이 큰 만큼 시기가 늦어지더라도 신중을 기해 문제점을 보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김균종, 영상편집 : 전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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