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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美 세계무역센터에 철새 수백 마리 충돌사…'9·11 악몽인가'

[Pick] 美 세계무역센터에 철새 수백 마리 충돌사…'9·11 악몽인가'
미국 뉴욕에서 철새 수백 마리가 하늘을 날다가 세계무역센터 빌딩에 충돌해 떼죽음을 당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16일 뉴욕포스트 등 외신들은 9·11 테러 20주기를 즈음해 세계무역센터 외벽에 철새 수백 마리가 충돌해 추락하면서 길거리 곳곳에 철새들의 사체가 여기저기 널려있게 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철새들이 고층빌딩에 충돌하는 원인은 주로 빌딩 내부 불빛과 유리창에 반사된 햇빛 때문에 방향감각을 상실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세계무역센터(WTC)
▲ 미국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세계무역센터의 모습

조류 보호 단체인 '뉴욕시 오듀본'은 한철에 보통 15~20마리 정도가 세계무역센터 건물에 충돌하는 수준이었는데 이번엔 그 수가 충격적으로 많아졌다며, 지난 13~14일 밤사이에만 최소 291마리가 충돌해 죽었다고 전했습니다.

세계무역센터에 부딪혀 죽은 새들은 주로 울새, 딱새, 휘파람새 등 소형 조류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류보호단체에서 활동하는 멀리사 브라이어 씨는 세계무역센터 주변에서 발견한 철새 사체들을 사진 촬영해 트위터에 공유하면서 "너무나 비극적인 일"이라며 "아침에 길거리를 나섰는데 마치 악몽을 꾸는 것만 같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브라이어 씨는 이 날 아침 약 1시간 동안에만 226마리의 철새 사체를 발견했다고 말했습니다.

브라이어 씨는 또 길바닥에서 쓸려나갔거나, 보이지 않는 곳에 떨어진 경우까지 고려하면 건물에 충돌해 죽은 철새 사체는 이보다 더 많을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습니다.

그는 "건물 조명을 끄고, 유리창으로 빛이 새 나가지 않게 조치를 해야 한다"며 "(철새 보호를 위해) 뭐라도 하자"고 호소했습니다.

또 다른 조류 보호 활동가인 케이틀린 퍼킨스 씨는 "밤 시간대에는 불빛을 줄여 새들의 비행을 방해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유리창이 뚫려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도록 도색을 하는 방법도 있다"고 제안했습니다.

미국 세계무역센터 주변 공원 유리 난간에 철새 보호 무늬를 그려넣는 모습
▲ 지난 6월 철새 보호를 위해 세계무역센터 주변 공원 유리 난간에 물방울무늬를 그려 넣는 모습

퍼킨스 씨의 제안처럼 지난 6월에는 세계무역센터 주변 공원 유리 난간에 흰색 물방울무늬를 그려 넣어 철새가 피해 갈 수 있도록 조치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보호 단체들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세계무역센터 측은 "철새가 이동하는 시기에는 각별히 야간 조명 소등, 블라인드 설치 등을 적극 권유하고 있다"며 철새 보호에 힘쓰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뉴스 픽'입니다.

(사진=트위터 'WTCOfficial', 'Melissa Brey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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