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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구글 갑질'에 강력 제재…구글의 반응은?

<앵커>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오늘(16일)도 김혜민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에 구글을 상대로, 규모가 엄청나던데 진짜 엄청난 과징금을 부과했다면서요?

<기자>

공정위가 조사를 시작한 지 5년 만에 결론을 내렸습니다. 과징금을 무려 2천74억 원 부과했는데요,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해서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혐의입니다.

어떤 갑질을 한 건지 사례를 들어서 자세히 설명해 보겠습니다. 2013년 삼성전자가 스마트워치를 출시했습니다.

이때 구글의 운영체제를 변형해서 자체 개발한 '포크 OS'를 적용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래서 관련 앱도 70여 개 정도 개발해놨는데, 구글이 '파편화금지계약'을 내세워서 반대하면서 무산됐습니다.

이 파편화금지계약이라는 건 모바일 기기 제조회사가 판매하는 모든 기기에 구글의 OS를 변형한 OS를 적용하거나 개발하는 걸 금지하는 계약입니다.

구글은 2011년부터 이 계약을 제조사들에게 강제해서 구글이 개발한 OS만 사용하게 한 겁니다.

구글은 이런 방법으로 경쟁 OS의 시장 진입을 막았고, 모바일 분야에서 시장 지배력을 강화한 걸로 공정위는 보고 있습니다.

<앵커>

김 기자, 그런데 2천억 원이라는 과징금이 좀 적지 않은 액수잖아요. 이건 어떻게 산정이 된 겁니까?

<기자>

공정위가 이런 과징금을 산출할 때 대부분 매출액을 기준으로 하거든요. 경쟁이 제한된 게 모바일 OS 시장과 앱마켓 시장이잖아요.

공정위는 법 위반 행위가 있던 2011년부터 올해 4월까지 국내에서 발생한 앱마켓 수익을 기준으로 관련 매출액을 계산한 후에 중대한 위반행위에 해당하는 부과율을 곱해서 과징금을 산출했습니다.

실제로 구글이 파편화금지계약으로 시장 지배력을 강화한 게 맞는지도 중요하죠. 구글은 스마트폰과 스마트시계뿐만 아니라 스마트 TV나 스피커에도 제조사들에게 포크 OS를 허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세계 스마트 모바일 OS 시장에서 안드로이드 점유율을 계속 상승하고 있는데요, 자체 기기에만 탑재되는 애플을 제외하고 안드로이드의 점유율은 2010년 38%에서 2019년엔 98%에 육박했습니다.

<앵커>

구글도 입장을 바로 냈다면서요?

<기자>

구글이 바로 법원에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공정위 결정이 잘못됐다는 이유도 보도자료를 통해 조목조목 반박했습니다.

안드로이드 생태계에서 갖는 중요성과 안드로이드와 애플 간의 경쟁을 간과했고, 시정명령 범위를 해외까지 확장하는 등 관할권에도 어긋난다는 겁니다.

여기에다가 공교롭게도 바로 다음날 '구글 포 코리아'라는 온라인 행사가 열렸습니다. 이 자리에서 구글이 우리나라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설명을 했는데 이게 정부 결정에 반발하는 것 아니냐 이런 의혹을 샀습니다.

물론 구글에서는 오래전부터 준비한 행사이고 순수하게 봐달라고 하기는 했습니다.

행사에서 발표한 내용을 보면 연간 한국 소비자들에게 11조 9천억 원, 한국 기업들에게는 약 10조 5천억 원에 달하는 편익을 제공했고, 또 구글 제품을 활용해서 5만 4천 개가 넘는 일자리를 창출하는데도 기여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구글이 한국에서 얻어가는 수익이 얼마인지에 대한 설명은 없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김 기자, 구글에 대한 공정위 조사가 끝난 게 아니잖아요. 더 남아 있다면서요.

<기자>

공정위가 조사하는 구글에 대한 항목이 아직 3개가 더 남아 있습니다. 하나는 구글이 인기 게임을 자사 앱스토어에서만 내놓게 강제했다는 혐의인데요, 이건 올해 1월 조사를 마무리했고 곧 공정위가 제재를 결정할 거고요.

또 인앱 결제를 강제한 혐의, 앱 개발사 등에 광고 계약을 강요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이것도 조만간 조사 결과가 나올 걸로 보입니다.

여기에다가 제가 얼마 전에 이 코너에서 말씀드린 '구글 갑질 방지법'도 국회를 통과했죠.

구글을 둘러싸고 이런 전방위 압박이 가해지고 있는 건데, 사실 이건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추세로 볼 수 있습니다.

미국 연방검찰은 지난해 10월 구글이 검색 서비스 등에서 시장지배력을 남용했다면서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고요.

지난 6월 유럽연합은 온라인 광고와 관련해서 구글의 영향력을 조사하기 시작했습니다.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굳어진 디지털 생태계에 거대한 변화의 물결이 예고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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