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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분 사이 좋으셨는데…" 막지 못한 '간병 살인'

<앵커>

치매를 겪는 아내를 돌보던 80대 남편이 아내를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있었습니다. 최근 남편의 심리 상태가 나빠지는 이상 징후가 있었지만, 관련 기관 사이에 정보가 공유되지 않아서 비극을 막을 기회를 놓쳤습니다.

한성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월요일 80살 A 씨 부부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A 씨가 아내를 숨지게 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A 씨는 지난 3년 동안 치매에 걸린 78살 아내를 지극정성 보살펴 왔습니다.

[이웃주민 : 두 분이 그렇게 점잖으신 분들이거든요. 사이는 너무 좋으셨어요.]

A 씨가 직접 요양보호사 자격증까지 따 아내를 보살폈는데, 올해부터 아내의 증세는 급격히 나빠졌습니다.

넘어져 다치거나, 새벽에 자신도 모르게 집 밖으로 나가는 아내 때문에, A 씨의 상심은 깊어졌다고 합니다.

[이웃주민 : (B 씨가) 한 번 이렇게 나가서 막 배회도 하시고 그러셨나 봐요, 새벽에. 할아버지가 놀라셨다고….]

지난 6월부턴 외부와의 연락도 뜸해졌습니다.

하지만 주민센터는 상황을 전혀 몰랐습니다.

부부가 위기 가구 관리대상이 아닌 데다, 치매안심센터나 건강보험공단 등으로부터 관련 정보를 공유 받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문제 때문에 지난해 치매 환자 돌봄과 관련된 기관들 사이에 정보를 공유하도록 하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습니다.

하지만 1년 넘게 지났는데도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고 있는 겁니다.

[김지연/보건복지부 치매정책과장 : 치매 가족들을 보다 세심하게 살펴보고 더욱 잘 지원할 수 있도록 가족 대상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교육도 강화하겠습니다.]

보건복지부는 내년까지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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