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단독] 손도끼 든 군 동료…제대 일주일 만에 극단 선택

<앵커>

지금부터는 군에서 제대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세상을 등진 한 20대 남성의 가슴 아픈 소식 전해 드립니다. 김준호 씨는 지난달 초 제대한 지 일주일 만에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그런데 죽음 직전에 김 씨에게 2명이 찾아왔습니다. 함께 복무했던 군대 선임과 후임이었고 한 사람은 흉기를 손에 들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들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먼저 조윤하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두 남성이 아파트 현관으로 들어갑니다.

곧바로 엘리베이터에 타는데, 한 남성은 '손도끼'까지 쥐고 있습니다.

손도끼 들고 김 씨를 찾아간 군 선임 A 씨와 후임 B 씨

아파트 옥상에서 내린 이들은 군 복무를 함께한 김준호 씨를 만났습니다.

만남 이후 8시간 뒤 김 씨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김 씨의 두 누나들은 슬퍼할 겨를도 없이 죽음의 이유를 찾아야 했습니다.

[고 김준호 씨 누나 : 카카오톡에서는 동생이 좀 애원하고 있더라고요. (돈을) 빨리 좀 갚았으면 좋겠다고….]

동생의 휴대전화에서 단서를 찾았습니다.

김준호 씨는 군 적금으로 모아둔 돈을 두 사람에게 여러 번 빌려줬습니다.

돈을 갚아달라는 말에 선임 A 씨는 답변조차 제대로 하지 않습니다.

애원까지 했는데 돌아온 건 손도끼를 든 협박이었던 겁니다.

[고 김준호 씨 누나 : 손도끼를 되게 장난감처럼 들고 있는 거예요. '저걸로 우리 동생을 해쳤을까?' 이 생각도 되게 많이 들었고….]

협박 이후에는 절대 티 내지 말라는 입막음까지 했습니다.

평소 남의 부탁을 거절 못 하던 순둥이 아들이 얼마나 힘들었을지를 생각하면 아버지의 가슴은 찢어집니다.

[고 김준호 씨 아버지 : 많이 울었어요. 얘가, 준호가, 마음고생을 많이 했구나….]

김준호 씨는 제대하는 대로 누나들에게 옷을 선물하겠다고 약속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약속을 빨리 지키지 못해 미안해했습니다.

김 씨의 둘째 누나는 그런 동생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다, 지난달 말 수면제를 먹고 잠든 뒤 깨어나지 못했습니다.

동생 둘을 잃은 첫째 누나는 막내에 대한 두 사람의 협박이 군대에서부터 계속됐던 것 같다고 말합니다.

[고 김준호 씨 누나 : (준호가) 힘들다는 말 잘 안 하는데. '후임이 말을 잘 안 들어서 힘들다' 그런 건 되게 많이 들었어요.]

충남 서산경찰서와 군 경찰은 특수공갈 등의 혐의로 A 씨와 군 복무 중인 후임 B 씨를 각각 구속해 수사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양현철, 영상편집 : 이승진, VJ : 이준영)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 ☎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 129, 생명의 전화 ☎ 1588-9191, 청소년 전화 ☎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 [단독] 20여 일 지나 입건…더딘 수사에 피눈물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