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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수레는 들어서 옮겨라" 택배기사에 요구 논란

<앵커>

서울 한 아파트에서 택배 기사들에게 이런 요구를 했습니다. 손수레 바퀴 소리가 시끄러우니 소음이 덜 나는 바퀴로 바꾸고 빈 수레는 끌지 말고 들어서 옮겨 달라는 겁니다. 빈 수레도 10kg이 넘는다고 합니다.

임태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달 말 서울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가 택배 기사들에게 보낸 안내문입니다.
 
소음 민원이 들어왔다며 택배 화물차에서 바닥으로 짐을 던지지 말라고 요구합니다.

서울 아파트/택배기사 소음 항의

특히 손수레 바퀴 소음을 지적하며 기존 PVC 바퀴를 소음이 적은 폴리우레탄 재질의 인라인 바퀴로 바꾸고, 빈 수레는 끌지 말고 직접 들어서 옮겨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택배기사들은 바퀴 하나 바꾸는 데 1만 원 안팎으로 비용이 만만치 않은 데다, 울퉁불퉁한 보도 위에서는 큰 효과가 없을 거라고 항변합니다.

[택배기사 : (소리가 안 날 수 있나요?) 안 날 수 없어요, 아무리. 지금 이 바퀴도 저기, 소리 안나는 바퀴인데….]
 
10kg 넘는 빈 수레를 직접 들어 옮기란 요구도 난감하긴 마찬가지입니다.

[택배기사 : (직접 나른다면) 사람이 짜증이 나죠. 들어서 나르려면 이거 상당해요, 무게가.]

안내문에 없지만 택배차량 엔진 소리가 시끄럽단 민원도 여러 차례 제기됐습니다.

[택배기사 : 엔진을 꺼라. 왜냐면 소리가 나니까. 근데 이걸 끄면 (냉방이 안 돼) 음식이 상하니까….]

아파트 측은 소음 관리에 신경 써달라는 입주민 요구를 전했을 뿐, 강제하는 건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아파트 관계자 : 나는 야간 근무를 해. 근데 밖에서 딱딱 소리 난다 이거예요. 애들 자는데 막 소리 난다. 우리(입주민)만 왜 피해를 보니. 이렇게 얘기도 하시고….]

코로나 상황이 길어지면서 마음의 여유도 사라진 시대, 조금 더 배려하는 마음이 아쉽습니다.

(영상편집 : 윤태호, VJ : 박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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