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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 물가 오르는데 산지 가격은 하락…배추 농가 '시름'

<앵커>

농산물을 포함한 소비자물가가 올해 들어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데 정작 산지 농가의 사정은 다르다고 합니다. 고랭지 배추 농가는 올여름 잦은 비로 수확량이 적었는데도 산지 가격은 오히려 떨어져 시름이 깊습니다.

조재근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해발 700미터 고랭지 배추밭에 다 자란 배추가 빼곡합니다.

푸른 겉잎만 보면 잘 자란 것 같지만 속을 열어보면 딴판입니다.

속이 물렀거나 잎에 검은 얼룩이 져서 상품 가치가 없어졌습니다.

[김연희/배추 재배 농민 : (겉보기에는) 멀쩡해도 속을 까면 다 상했다고요. 여기 속이 다 상했잖아요. 쓸 수가 없어요. 다 검게 변해서. 상품이 안 돼요.]

인근의 다른 밭도 비슷합니다.

한눈에 봐도 배추가 모두 물러져 썩고 있습니다.

수확을 앞두고 잦은 비로 병충해가 퍼진 것입니다.

축구장 1.5배 크기의 밭에 모종과 비료, 인건비까지 3천만 원 넘게 들였는데 한 푼도 못 건질 처지입니다.

[문영숙/배추 재배 농민 : 농민 다 죽잖아요. 이제 올해는 거의 그러다시피 하니까. 너도나도 다 힘들잖아요.]

강원도에서는 올여름 심은 고랭지 배추 10포기 가운데 6포기 정도만 수확하는 걸로 조사됐습니다.

수확량이 적으면 가격이 오르는 게 일반적인데 어찌 된 일인지 올해는 도매가격이 예년의 60~70%에 그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식당이나 학교 급식이 차질을 빚으면서 배추 소비도 크게 위축됐기 때문입니다.

[최선호/배추 재배 농민 : 예년 같으면 속이 좀 괜찮은 것은 쌈 배추로 나갈 수 있었는데 올해 같은 경우는 코로나로 인해서 가격이 없으니 인건비도 안 나오니까 작업을 못 하는 거죠.]

주요 소비처인 수도권의 거리두기 4단계가 길어지면서 소비가 회복될 기미도 없어 배추 농가의 탈출구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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