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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저의 가정을 도와주세요" 의료급여 못 받는 사연

<앵커>

한 50대 가장이 중증장애인 아들과 아내의 병원비 때문에 너무 힘들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병원비로 억대의 빚까지 졌지만 고정 수입이 있다는 이유로 국가의 의료비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떤 사연인지, 송성준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50대 가장인 이호정 씨의 큰아들은 뇌 기능 장애를 안고 태어났습니다.

19살이지만 성장이 멈춰 키는 3살, 지적 수준은 1살에 불과합니다.

최근에는 신장까지 나빠져 큰 수술을 받았습니다.

요양병원으로 옮겨야 할 상황인데, 월 150만 원 안팎의 요양 및 간병비를 대지 못해 오도 가도 못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 씨의 아내는 5년 전 뇌출혈로 쓰러져 요양병원에서 장기 투병 중입니다.

말도 못 하고 혼자 거동이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이호정/중증 장애인 가족 : 남아있는 아이들을 잘 키워야 해서 다른 것을 신경 쓸 겨를이 없는데 이제는 더 이상 방법이 없습니다.]

중증 장애인을 둘이나 돌보고 있지만 이 씨 가정은 정부가 의료비 본인부담금의 90% 이상을 지원해주는 의료급여 지원 대상이 아닙니다.

특수학교 교사인 이 씨가 기초생활수급대상 기준을 넘는 고정 수입이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 : 5인 가족에 대해서 기준 중위소득 40% 이하 조건을 일단 만족하셔야지 그 부분(의료수급 대상 지정)에 대해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이 씨의 월급 실수령액은 300만 원 남짓, 아내와 큰아이의 치료비를 대고 나면 통장 잔고는 바닥입니다.

아파트를 팔아 전세로, 다시 월세로 옮겼지만 이미 2억 원 넘는 빚까지 졌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둘째와 셋째도 제대로 돌봄을 받지 못해 최근 조울증과 우울증 진단을 받았습니다.

가정 붕괴에 직면한 가장은 절박한 심정으로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리고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이호정/중증 장애인 가족 : 더 이상 일어설 수 없는 상황이 되다 보니까 한 명이라도 의료수급자가 되어서 의료비를 지원받으면 그나마 살지 않을까 싶습니다.]

국내 중증 장애인만 100만 명 정도.

복수의 중증 장애인을 둔 가정이 적지 않지만 이들에 대한 정확한 실태 조사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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