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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나 액정 깨졌어"…감쪽같은 메시지에 당했다

<앵커>

검찰이나 금융기관 사칭하는 사기 수법에 대해 많이 전해드렸는데, 요즘 엄마, 아빠라고 부르면서 메시지 보내놓고 개인정보 받아 돈 빼가는 사기가 늘고 있습니다. 피해자 대부분이 50대 이상입니다.

한승구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4월, 62살 김 모 씨가 받은 문자메시지입니다.

딸인데 휴대전화 액정이 깨져 임시로 다른 번호를 쓰고 있다며 말을 겁니다.

살 게 있는데 임시 번호라 인증이 안 되니 엄마 전화로 인증받겠다면서 앱을 설치해 달라고 링크를 보내고, 신분증 사진도 요구했습니다.

딸 이름과 같은 데다 말투까지 비슷해 김 씨는 전혀 의심하지 못했습니다.

김 씨가 설치한 것은 휴대전화 원격 조종 앱이었습니다.

[이 모 씨/피해자 딸 : 카드론하고 현금 서비스. 천만 원 정도가 그날 짧은 시간 안에 두 시간 만에 다 현금으로 출금이 됐더라고요.]

금융감독원 집계 결과 전체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올 상반기 845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크게 감소했습니다.

대출을 해준다거나 검찰 등 기관을 사칭하는 보이스피싱은 줄었는데, 가족 등을 사칭한 메신저 피싱 피해는 466억 원으로 대폭 증가했습니다.

피해자의 93.9%가 50대 이상입니다.

사기범들은 휴대전화를 원격 조종 하면서 계좌에 있는 돈을 빼가는 것은 물론, 대출을 받거나 보유 중인 주식까지 팔아 치웁니다.

[곽원섭/금융감독원 불법금융대응단 팀장 : 딸이나 아들에게 신분증을 도와준다고 줬을 뿐인데 사기범들은 대포폰을 개설하고, 계좌를 개설한다든지, 대출을 받는다든지, 예금을 해지한다든지. 그동안 피해자는 전혀 모르고 있는 거죠.]

금융당국은 지인의 메시지라도 모르는 번호라면 반드시 직접 통화를 시도하고, 휴대전화 안에는 신분증 사진이나 금융 정보를 저장해 두지 않아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영상취재 : 오영춘, 영상편집 : 윤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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