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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1금융권 속속 대출 죄기…기준금리도 안 올랐는데 왜?

<앵커>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오늘(23일)도 김혜민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요즘에 하반기에 들어서면 대출 보릿고개가 올 것이다, 이런 이야기들이 들리던데, 은행들이 대출을 좀 많이 줄이고 있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미 대출받아놓으신 분들이나 앞으로 대출을 받으실 분들 아마 걱정이 많으실 텐데요, 최근 대형 은행들이 속속 신규 대출을 아예 중단했습니다.

농협은행이 제일 먼저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을 11월 말까지 막아뒀고요, 우리은행도 전세대출을 9월까지, 또 SC제일은행도 일부 주담대를 중단했습니다.

주택대출뿐만 아니라 신용대출도 속속 축소가 되고 있습니다. 1억 원 이하 신용대출 한도가 기존에는 '연봉의 2배'였거든요, 최근에 금감원이 이것을 '연봉 이내'로 사실상 절반으로 줄이라고 시중은행에 지시하면서 마이너스대출 한도가 대폭 축소될 것으로 보입니다.

카카오뱅크가 신용대출 한도 축소를 검토하고 있고요, 또 일부 은행들이 마이너스통장 계약이 끝나는 고객한테 한도를 줄이고 이자를 높이겠다, 이렇게 통보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시중은행 대출 중단 현황

이렇게 되면 아직 대출이 되는 은행으로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생기거나, 대출이 막히기 전에 이것을 미리 받아놓자, 이렇게 하는 '가수요'까지 더해지면서 연쇄적으로 다른 은행 대출도 중단되는 '대출 절벽'이 현실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은행들이 왜 이렇게 대출을 막는 것입니까?

<기자>

금융당국은 그동안 가계 대출이 많다고 계속적으로 경고를 해왔습니다. 실제로 가계 대출은 작년 1분기 1천600조 원에서, 올해 1분기에는 1천700조 원을 넘겼습니다.

그래서 정부가 은행 대출을 조이기 위해서 지난 4월에 '가계 대출 총량제'라는 것을 도입했습니다. 은행들이 작년과 비교해서 가계 대출 증가율을 최대 6%가 넘지 않게 관리하라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대출 중단 도미노 현상의 첫 시작이었던 농협은행은 지난 7월 말에 이미 증가율이 7.1%로 총량제 기준을 넘어섰습니다. 그래서 신규 대출을 중단한다는 강력한 대책을 쓴 것이고요.

나머지 은행들은 6% 상한선을 넘지는 않았지만, 금융당국의 대출 관리방안에 협조하는 차원에서 일부 대출 취급을 중단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렇게 앞으로 더 대출을 받기가 어려워진 것 같기도 하고요, 이미 그것이 현실이 될 것 같고요. 더 좀 걱정스러운 것은 소비자 입장에서 금리도 많이 오른다면서요?

<기자>

최근에 대출 갱신하신 분들은 아마 이것을 실감하셨을 것입니다. 먼저 시중은행의 대출 금리가 지난 1년 사이에 1% 포인트 가까이 뛰었습니다.

4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금리가 현재 1등급, 1년짜리를 기준으로 했을 때 연 2.96~4.01% 수준입니다.

작년에 '1%'대 신용대출 금리가 등장했던 것 기억하시죠. 그때랑 비교해서 최저 금리가 0.97%포인트나 높아졌습니다.

신용대출뿐만 아니라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꾸준히 인상되고 있습니다. 4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변동금리를 기준으로 최저 금리가 0.37%포인트 올랐습니다.

기준금리가 아직 인상되지도 않은 시점에서 이렇게 대출 금리가 오르는 이유는 경기 회복의 기대감으로 코픽스 등 시장 금리가 상승하고 있고요, 또 가계 대출 급증을 막기 위해서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금리를 상향 조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앵커>

정부의 대출 규제로 인해서 금리까지 조금씩 오르고 있는 상황이네요. 기준금리가 오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요. 그런데 이제 곧 기준금리가 오를 것 같다는 것이 시장에서 많이 이야기가 나오고 있잖아요. 더 오를 수 있겠죠?

<기자>

기준금리가 오르면 여기에 따라서 시중 금리도 같이 오르게 되는데요, 이 기준금리를 정부가 앞으로 인상하겠다, 그동안 여러 차례 예고를 해왔습니다.

그 시점이 언제인지를 두고 여러 예측이 나왔었습니다. 올해 두 차례 인상을 하고, 그중에 한 번이 '이번 8월일 거다'라는 관측이 상당수였습니다.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8월 통화정책방향 회의는 3일 뒤인 26일에 열립니다.

그런데 이번에 코로나19 4차 대유행과 거리두기 4단계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타격이 심각하잖아요. 이것이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금리가 인상되면 대출자의 이자 부담이 크게 늘어나고요, 특히 부동산 실수요자들이나 1주택자들, 그리고 이제라도 집을 사려고 대출을 알아보는 사람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천정부지로 뛴 집값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대출을 받는 것인데요, 이것마저 막거나 금리를 올리면 어쩌냐는 것이죠.

시한폭탄이라고 불리는 가계 대출을 조일 필요는 있지만, 무조건 틀어막기보다는 꼭 필요한 대출은 풀어줘야 또 다른 부작용을 막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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