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공소권 없음에 묻혔다"…2차 가해 시달리는 피해자

<앵커>

몇 달 전 한 로펌의 대표 변호사가 신임 변호사를 성폭행한 혐의로 수사를 받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사건이 그대로 종결되면서 진실은 묻히게 됐고, 피해자는 극심한 2차 가해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합니다. 진실 규명을 위해서 성범죄 피의자가 숨진 뒤에도 조사를 계속하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됐지만,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내용, 신정은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기자>

20대 신임 변호사 A 씨는 지난해 말 자신이 일하는 로펌의 대표 변호사를 성폭력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반년 가까운 수사 끝에 사건을 검찰로 송치하기 직전인 지난 5월, 가해자로 지목된 대표변호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이은의/변호사 (5월 27일 인터뷰) : (피해자가) 굉장히 충격을 받은 상황입니다. 피해자가 본인 이 피해자로서 소명 받을 기회 자체가 다 날아가 버린 거예요.]

경찰은 지난달 사건을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했고 피의자 사망 이후 2차 가해는 더욱 심해졌습니다.

한 로펌 대표 변호사가 신임 변호사 성폭행한 혐의 '공소권 없음' 종결

[피해자 : 사람이 죽었는데도 저렇게 밝게 지내는 게 '쟤는 피해자가 아닌 것 같다.' 이제 그런 생각을 할까 봐 괜히 자기 검열도 많이 하게 되고.]

피해자 측의 끈질긴 진실 규명 노력에 경찰은 이례적으로 수사 내용을 상세히 담은 불송치 결정문을 보냈습니다.

결정문에는 사건 당사자들의 진술과 문자 메시지 등 증거들이 고스란히 담겼지만, '공소권 없음'으로 수사가 멈추면서 추가 피해자 조사나 기소 여부 판단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성폭행 피해자 A 씨, 당시 지인과의 대화 메시지

[이은의/변호사 : 피해 사실이 확인되고 있음에 대해선 수사 기관이 판단할 수 있는 것까진 판단을 해주는 것이 그나마 피해자가 2차 피해로부터 최소화할 수 있는 (발판이 됩니다.)]

진실 규명은 성범죄 피해자의 일상을 회복하는 첫걸음입니다.

성범죄 피의자가 숨져도 조사는 계속하도록 하는 법안은 1년 넘게 국회에 계류 중입니다.

(영상취재 : 서진호, 영상편집 : 김종우, CG : 정현정)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