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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 몇 살? 미인인가?"…"별점 빌미로 성희롱"

<앵커>

음식점 주인이 손님한테 성희롱을 당했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배달 앱을 통해 주문했던 사람이 낮은 별점을 줘서 연락했더니 그 뒤로 성희롱이 시작됐다는 겁니다.

제보 내용, 조윤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횟집을 운영하는 A 씨는 지난달 배달의 민족에서 손님이 남긴 별 두 개짜리 후기를 발견했습니다.

'혹시 음식에 문제가 있었나' 걱정이 돼서 연락했더니, 손님은 실수로 점수를 잘못 매겼다며 "별 5개로 고치겠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그 뒤로 이상한 연락이 이어졌습니다.

손님은 A 씨에게 문자를 보내 '예민하신 게 여성 같다'고 하더니 몇 살인지, 유부녀인지 꼬치꼬치 캐물었습니다.

횟집 리뷰 빙자한 손님의 성희롱 문자 내용

[A 씨/자영업자 : 연락을 끊으려고 했는데 자꾸 사적인 얘기로 막 얘기를 질질 끌더라고요.]

노골적으로 '미인이냐'고 묻는가 하면, 몇 살이냐는 질문에 어리다고 답했더니 '싱싱해서 장사가 잘될 것 같다'는 성희롱 발언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횟집 리뷰 빙자한 손님의 성희롱 문자 내용

[A 씨/자영업자 : '아가씨면 별점 수정을 해줄 거고, 유부녀면 필요 없으니깐 별점 수정을 안 해줄 건가?' 생각까지 들 정도로…. 여자라는 이유로 왜 생판 모르는 남자한테 이런 희롱을 받아 가면서, 모욕감도 많이 들었고요.]

계속되는 연락에 답을 하지 않자, 손님은 갑자기 태도를 바꿨습니다.

'후기를 강압하지 말라'며 별점을 0점으로 바꾼 겁니다.

[A 씨/자영업자 : 손님한테 희롱당해도 별점을 빌미로 협박을 당하고 있는 거니깐. 이렇게 숙여서 해야 하는 현실 자체가…. '별점 구걸'이라고 하죠.]

하지만 악의적인 후기를 삭제하는 건 불가능했습니다.

배달의 민족 측에 민원을 넣었지만, "욕설 등이 없는 후기라서 영구 삭제할 수는 없고 30일 동안 보이지 않게 가리는 것만 가능하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이 손님에게 낮은 별점을 받은 날, 공교롭게 주문량도 평소의 절반으로 뚝 떨어졌습니다.

[이은희/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 : 고객과 영업점을 연결하는 정도의 조치는 굉장히 미흡합니다. 전문가라든가 소비자 단체 관계자들로 구성된 소비자위원회를 구성한다든가 해서 적극적으로 처리하는 그러한 자세가 (필요합니다.)]

고객의 정당한 평가는 존중하되, 가맹점도 부당한 피해를 입지 않도록 배달앱 운영사의 적극적인 보호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영상취재 : 김세경·양두원, 영상편집 : 윤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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