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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컨 "이란 핵 협상 무한정 할 수 없어"…멀어지는 빠른 합의

블링컨 "이란 핵 협상 무한정 할 수 없어"…멀어지는 빠른 합의
▲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핵 합의 복원을 위한 협상을 무한정 계속할 수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현지시간으로 그제(28일) 이란의 최고지도자가 핵협상과 관련해 미국 등 서방 국가에 대한 강한 불신을 드러낸 상황에서 빠른 핵합의 복원이 멀어지는 게 아닌가 하는 전망이 나옵니다.

AFP·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쿠웨이트 방문 중 기자회견에서 이란 핵 합의와 관련해 "우리는 외교에 전념하고 있지만, 이런 과정이 무한정 계속될 수는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이어 "미국은 이란이 행동할 준비가 됐는지 아닌지를 지켜보며 협상을 계속하기 위해 오스트리아 빈으로 돌아갈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미국은 핵 합의 의무 사항을 준수하려는 의지와 선의를 보였으며 현재 공은 이란에 넘어간 상태"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란은 지난 4월 초부터 오스트리아 수도 빈에서 러시아와 중국, 프랑스, 영국, 독일 측과 만나 핵 합의 복원을 위한 협상을 벌여왔습니다.

이란은 미국과 대화하지 않겠다고 주장했지만, 회담 과정에서 양국은 간접적으로 상호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참가국들은 '핵 프로그램'과 '제재 해제' 두 개의 실무 그룹을 구성하고 이견을 조율했지만 최종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습니다.

빈 회담은 지난 5일 잠정 중단된 상탭니다.

서방과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 국가들은 지난 2015년 체결한 이란 핵 합의에 더해 이란의 탄도미사일과 중동 내 무장 세력 지원 문제도 협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해왔습니다.

쿠웨이트 순방에서도 블링컨 장관은 "이란이 시행한 핵 활동을 고려할 때 핵 합의를 복원하는 것만으로 그 효용을 완전히 회복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란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자체가 협상 대상이 아니며 완전한 제재 해제를 요구해 왔습니다.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그제 "최근 핵 협상에서 미국은 기존 합의에 새로운 조항이 추가돼야 한다면서 완강한 입장을 고수했다"며 "서방 국가들은 협상에서 완전히 부당했고, 악의적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또 "새 행정부는 정책 결정과 계획에 있어서 서방과의 협상을 연계시켜선 안 된다"면서 "미국과 협상하면 성공하지 못하고, 국내 잠재력을 믿는다면 성공할 것"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이란은 다음 달 5일 보수 성향의 대통령 당선인인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가 취임하면 핵 협상을 계속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AP 통신은 블링컨 장관의 발언과 관련해 "신속한 이란 핵 합의 복원에 대한 희망이 희미해졌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쿠웨이트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별도 국가로 존재하는 것이 양측 간 분쟁을 해결하는 길이라는데 뜻을 같이했습니다.

아흐메드 나세르 무함마드 알사바 쿠웨이트 외무장관은 "진정으로 실현 가능한 유일한 해결책은 '두 국가 해법'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우리가 이-팔 분쟁 문제에 집중하지 않으면 위험한 상황에 빠질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이번 순방에서 나와프 알아흐마드 알자베르 알사바 쿠웨이트 군주와 만나 중동 지역 안보와 군사 협력을 논의했다고 AP는 전했습니다.

지난 1991년 이라크군 축출 후 미국의 동맹국이 된 쿠웨이트에는 만 3천5백 명 규모 미군이 주둔하고 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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