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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소방서 CCTV 영상 보니 "감찰반이 야밤에 몰래 훔쳐 나와"

지난 20일 저녁 9시 무렵 전북 전주의 한 소방서 앞.

한 남성이 소방서를 향해 걸어가고, 함께 있던 다른 남성이 뒷짐을 지고 주위를 두리번 거립니다.

소방서 차고 안으로 들어간 남성, 이내 차고에서 나오는데, 양손에 큰 가방이 들려 있습니다.

밖에서 기다리던 남성이 서둘러 짐을 건네받아 함께 찻길을 건넙니다.

두 남성은 소방청 감찰반 소속 직원들로 전국 소방서를 특별감찰하는 중이었습니다.

이들은 다음날 아침 해당 소방서를 다시 찾아가 신분을 밝히고 장비 점검을 요구했는데, 평소 소방차에 보관하는 '말벌보호복'이 사라진 점을 지적했습니다.

벌집을 제거할 때 전신을 가리기 위해 입는 필수 안전 장비인데 관리를 소홀히 했단 겁니다.

그러면서 전날 자신들이 소방차에 있던 보호복을 가져가 숨겨둔 사실을 밝혔습니다.

국민의힘 김용판 의원실이 입수한 소방서 앞 CCTV에는 이 과정이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일선 소방관들은 "감찰이 아닌 도둑질"이라며 즉각 반발했습니다.

소방노조는 어제(22일) 세종시 소방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장을 이해하지 못한 무리한 감찰로 일선 소방관들의 사기가 꺾고 있다"며 "더위와 환기 때문에 종종 차고 문을 열어둘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감찰반을 상대로 야간침입, 절도 등 형사고발까지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소방청은 해당 소방서가 큰 길가에 있어 평소 행인들의 접근이 쉬운 만큼 차고에 있는 장비 관리를 철저히 하라는 의미였다고 해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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