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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 다 지은 아파트 놔두고…몇 달째 월세방 '분통'

<앵커>

새로 지어진 아파트를 두고도 입주예정자들이 석 달 넘게 들어가지 못하고 떠돌이 생활을 하고 있다는 제보가 왔습니다.

갑작스레 입주 불가 통보를 받으면서 수백 명이 기약 없이 월세방을 전전하고 있다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한소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서대문구에 300여 세대 규모로 지어진 아파트 단지입니다.

지난 4월 완공됐는데 오가는 사람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주차장 입구도 가로막혀 있고 분수에는 이끼만 가득합니다.

진작에 들어왔어야 할 입주 예정자들은 월세방과 친척 집을 전전하며 떠돌이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A 씨/입주예정자 : 한 50세대 정도가 지금 저같이 이렇게 나와 있고. 어떤 분들은 시댁에 방 한 칸 빌려서….]

내 집 마련의 꿈이 곧 실현될 거라는 기대를 안고 원래 살던 집에서 나왔다가 졸지에 이산가족이 된 경우도 있습니다.

[B 씨/입주예정자 : 저랑 엄마는 원룸 월세에 살고 있고 아빠도 월세에 옥탑방에서 살고 있고 오빠는 친구 집에….]

잠시 창고에 맡겨둔 살림살이는 석 달째 먼지만 쌓여가고 있습니다.

[A 씨/입주예정자 : 다 상했겠죠? 아무리 냉장고가 돌아간다 하더라도. 그니까 이렇게 길게 할 줄 알았으면 다 버렸겠죠.]

이 아파트는 그 땅에 살던 주민들이 집을 헐고 새로 지은 건데, 시행사가 아파트 부지를 담보로 공사비를 빌린 게 화근이 됐습니다.

입주 예정 아파트 입주 불가

4년 넘게 돈을 갚지 못하면서 채권을 인수한 부동산 업체가 입주를 막고 있는 겁니다.

[시행사 관계자 : 지금 저희가 솔직히 말씀드리면 (공사를) 13년 했잖아요? 13년에 벌써 마이너스가 됐어요. 공사비도 아직 한 270억 원 못 줬어요.]

입주 예정자들은 급한 대로 구청에 임시사용허가 승인을 요청했습니다.

살면서 돈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건데, 구청은 시행사와 주민, 부동산업체 간 협의가 먼저라며 난색을 표하고 있습니다.

[서대문구청 담당자 : 소유권 정리 안 된 거를 (승인)할 수가 없잖아요. (부동산 업체에선) '구청을 상대로 배상 청구하겠다' 이렇게 나오니 이건 뭐 어떻게 할 수가 없는 상태(입니다.)]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으면서 300여 가정이 보금자리를 눈앞에 둔 채 속만 태우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이찬수, 영상편집 : 윤태호, VJ : 김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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