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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비 몰래 숨겨 놓고"…소방관들, '함정 감찰'에 반발

<앵커>

소방관들이 소방청의 부당한 감찰을 지적하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습니다. 어제(21일) 전주의 한 소방서 특별감찰에서 안전장비가 없어진 걸 지적받았는데 알고 보니, 그 전날 밤 들렀던 감찰반이 이 장비를 몰래 숨겨둔 걸로 확인된 겁니다.

이현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어제 아침 전북 전주의 한 소방서에 소방청 감찰반 2명이 찾아왔습니다.

장비 점검을 요구했는데 소방차에 보관하는 '말벌보호복'이 없어진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요즘 같은 여름에는 하루에 서너 차례 이상 벌집 제거를 위해 출동하는데 필수 안전 장비가 사라진 겁니다.

그런데 보호복을 가져간 건 감찰반이었습니다.

전날 저녁 감찰반이 몰래 소방서 차고에 들어와 보호복을 챙겨 숨겨둔 겁니다.

소방 노조는 "감찰이 아닌 도둑질"이라며 반발했습니다.

[박해근/전국공무원노조 소방본부장 : 감찰이란 임무 아래 소방청이 밤에 잠입해서 복장을 가져가서 몰래 감추고. 만약 밤에 무슨 일이 있었으면 우리 소방관의 목숨이 달아날 그런 행동입니다.]

야간 침입과 절도 등으로 형사고발까지 검토하겠다면서, 평소 무리한 감찰로 소방관들의 사기가 꺾이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강윤환/전주완산소방서 : 감찰 내용 중에 이런 내용이 있었답니다. '(공기호흡기) 안을 보니 써서 점검한 흔적이 없다.' 그분들이 과연 한 번이라도 공기호흡기 면체를 써본 적이 있나. 감찰 내용을 알고나 감찰을 하는지 진짜 되묻고 싶습니다.]

소방청은 징계 목적이 아니라 소방서 보안 실태를 점검하고 장비 관리에 주의를 주기 위한 감찰이었다고 해명하며 앞으로 일선 소방관들과의 소통에 힘쓰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김세경, 영상편집 : 박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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