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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일본 기업도 외면한 올림픽…그래도 강행해야 했다?

<앵커>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오늘(22일)도 김혜민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도쿄올림픽이 내일 개막을 해요. 그런데 올림픽 하면 경제적으로 굉장히 큰 이득을 볼 수 있고 이렇다라고들 이야기를 많이 하잖아요. 그런데 이번 올림픽은 어떨 것 같습니까?

<기자>

이번 도쿄올림픽에 대한 기대가 많이 식었기 때문일까요, 벌써 내일이 개막식인데 이것 모르고 계신 분들도 많을 것입니다.

여기 경제 코너니까, 도쿄올림픽을 한번 경제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작년 3월 당시 총리였던 아베 신조는 도쿄올림픽을 일본 경제 도약의 계기로 삼겠다면서 '부흥 올림픽'을 기치로 내걸었습니다.

사실 그동안 올림픽을 치른 국가들은 세계 각국에서 관중들을 끌어올 수 있었기 때문에 경제적인 효과도 꽤 많이 누릴 수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상황이 좀 다르죠. 코로나19 때문에 올림픽 기간 내내 도쿄에 긴급사태가 발효가 됐고요.

무관중으로 개최되면서 티켓 수입이 사라진 데다가 스폰서 기업들마저 광고를 철회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에서는 일본 올림픽 실제 예산 규모는 17조 6천억 원에 달하고요, 경기장과 시설 건축 등의 비용으로 8조 원이 더 들어가면서 전체 예산이 23조 원이 넘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이 금액은 최초 계획했던 예산보다 3배 이상 늘어난 액수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일본이 올림픽을 위해서 23조 정도를 투자를 했는데 지금 걷어들일 수입은 별로 없는 상황, 이렇게 정리하면 되는 것입니까?

<기자>

맞습니다. 이번 올림픽으로 일본이 이익은커녕 손실을 볼 가능성이 훨씬 더 커졌습니다.

일본의 한 민간 연구소는 올림픽 기간 동안 긴급사태가 선포되면서 경제적 손실이 약 10조 2천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을 했습니다.

스폰서 기업들도 후원 비용을 줄이고 있는데요, 일본의 대표 기업이자 도쿄올림픽 후원사인 도요타는 최근에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고 올림픽 관련된 TV광고를 내보내지 않겠다고 했고요.

한 홍보 임원은 "도쿄올림픽이 여러 가지가 이해되지 않는 올림픽이 돼 가고 있다", 이렇게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일본 기업이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고 따낸 후원사 자격을 스스로 포기하는 이례적인 사태가 벌어진 것입니다.

또 도요타를 비롯해서 일본 주요 기업들도 잇따라 개막식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삼성전자도 도쿄올림픽 후원사이고요, 또 올림픽이 개최될 때마다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쳐왔지만 이번 도쿄올림픽에서는 최소한 홍보만 하고 있고요, 개막식에도 실무진 11명만 참석한다고 합니다.

<앵커>

김 기자, 지금까지는 일본 정부의 대차대조표를 살펴봤다면, 왜 그런데 보면 관광객들이 올림픽 하면 많이들 오고 이러잖아요, 관중도 많이 오고. 그러면 인근 상인들도 굉장히 좀 성수기일 텐데, 이번에는 또 그렇지가 않다면서요.

<기자>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도쿄에 벌써 4번째 비상사태가 선포가 됐습니다. 또 올림픽이 무관중 경기로 치러지잖아요. 이후 호텔 객실의 예약 취소 건수가 100만 건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이 되고 있습니다.

또 호텔들이 예약 취소로 5천200억 원 정도의 손실을 입었는데요, 정부의 보조금 지원도 거의 못 받고 있는 상태라고 합니다.

한 증권사에서는 무관중 올림픽으로 인한 업계의 손실 규모가 1조 4천억 원에 이른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같은 도쿄올림픽의 흥행 저조는 앞으로 경제적으로 심각한 후유증을 낳을 것이라는 우려도 같이 나옵니다.

일본은 GDP를 기준으로 할 때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 3위 국가인데요, 일본의 경제적 타격뿐만 아니라 이것이 글로벌 경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죠.

<앵커>

김 기자 설명 듣다 보면 이 정도 상황이면 올림픽 안 하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런데 일본 정부도 그렇고 IOC도 그렇고 이것을 취소하지 않고 강행하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입니까?

<기자>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우선 경제적인 요인을 중점적으로 보면, 올림픽이 취소가 되면 일본과 국제올림픽위원회가 배상 책임을 져야 하는데요, 취소를 먼저 언급하는 쪽에서 더 큰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IOC는 미국 NBC방송과 중계권 계약을 맺었는데, IOC 제안으로 올림픽이 취소됐다면 IOC가 막대한 위약금을 내야 할 처지였고요.

반대로 일본 측이 먼저 올림픽 취소 언급을 했다면 일본 정부와 도쿄도가 배상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양측 모두 이 배상 금액을 내는 것보다 무관중으로라도 경기를 치르는 것이 손실이 적다는 계산을 한 것이죠.

어쨌든 하루 앞으로 다가온 도쿄올림픽은 큰 이변이 없는 한 예정대로 치러질 텐데요, 일본이 꿈꿨던 '부흥 올림픽' 대신 최악의 손실을 기록한 올림픽으로 남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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