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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 할머니들의 도전…"은행도 가고 편지도 쓸 거야"

<앵커>

배움의 기회를 놓친 할머니들이 한글을 깨우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는 프로그램이 울산 지역 도서관에서 운영되고 있습니다. 3년간 열심히 배우면 초등학교 졸업 인정서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김익현 기자입니다.

<기자>

교실이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로 가득 찼습니다.

선생님 발음을 듣고 단어 하나하나를 소리내어 따라 합니다.

책에 있는 글자도 또박또박 공책에 받아 써봅니다.

한글을 배우기 위해 용기를 내 도전한 할머니들입니다.

[80대 수강생 : 은행도 가고 (싶어서) 은행 가서 돈 빼는 게 너무 힘들어요.]

[70대 수강생 : 저도 문자도 하고 싶고 카톡도 하고 싶고 은행도 마음대로 가고 싶어서]

학생 나이는 60대 후반부터 80대까지 다양한데 대부분은 공부에 한이 맺힌 분들입니다.

[70대 수강생 : 큰딸은 살림 밑천이라고 (저보고) 동생들 보고, 동생들 학교 보내주게 하고, 나는 안 보내줬어요.]

[공부를 못 해서 너무 억울해서, 억울하고, 내가 하고 싶은 것 공부만 좀 했으면 다 (했을 텐데)]

올해로 4회째인 이 과정은 지금까지 46명의 졸업생을 배출했고 올해는 18명이 입학했습니다.

[신진영/교사 : 가족들로부터 소외된 생활을 하셨던 것들을 해결하시거나 은행을 간다거나 작은 소망들 있잖아요. 그런 걸 하나씩 해결하실 때 (보람돼요).]

이들은 한글을 깨우치고 나면 매주 3회, 하루 2시간씩 국어, 수학, 사회, 과학, 영어를 배웁니다.

3년간 720시간을 이수하면 교육감 명의의 초등학교 졸업 인정서도 받습니다.

내 손으로 은행 통장을 만들고 편지와 문자를 마음껏 주고받는 자그마한 소망을 갖고 할머니 초등학생들이 배움의 의지를 불태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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