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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 우발적 추행" 주장한 오거돈, 안 통했다

<앵커>

오거돈 전 시장은 피해자에게 거듭 죄송하다고 하면서도, 그동안 재판에서는 우발적인 실수였다고 주장하고 자신이 치매 판정을 받았다는 점을 내세우기도 했습니다. 죗값을 줄이기 위해서 애쓰는 모습이었는데, 재판부는 그런 주장을 하나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어서, 정준호 기자입니다.

<기자>

오거돈 전 부산시장은 지난해 4월 성추행 사실을 고백하며 피해자를 향한 2차 가해를 막아달라고 했습니다.

[오거돈/전 부산시장 (지난해 4월) : 피해자가 또 다른 상처를 입지 않도록 언론인, 시민 여러분께서 보호해주십시오. 모든 잘못은 오로지 저에게 있습니다.]

오거돈 징역 3년

그러나 이후부터 보인 오 전 시장의 모습은 이런 말과는 달랐습니다.

지방법원장 출신의 호화 변호인단을 꾸리고 적극 방어에 나섰습니다.

공개적인 자리에서는 사과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오거돈/전 부산시장 (지난해 5월) : 피해자분에게도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막상 재판이 시작되자 피해자에게 합의를 요구하는 편지를 보내더니, 감형을 위해 양형 조사를 해달라는 등 재판을 두 차례나 연기시켰습니다.

최후변론에서는 건강 문제를 들고나오기도 했습니다.

"70대라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하고 치매 판정까지 받아 약을 먹고 있다"며 우발적이고 충동적인 실수라는 점을 강조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법정에서 통하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오 전 시장이 제출한 자료 등을 볼 때 범행 당시 인지 능력에 장애가 있다고 보기 어려우며, 우발적이거나 일회성 추행도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업무 수행 중 무방비 상태에서 조직의 수장에게 겪은 일로 매우 큰 치욕과 충격을 느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형량은 피해자 측 기대에 못 미쳤지만, 성폭력 피해자의 고통을 상해로 공식 인정한 판결이라는 평가도 나왔습니다.

(영상취재 : 정성욱 KNN, 영상편집 : 박진훈) 

▶ 오거돈 징역 3년 법정구속…법원 "권력형 성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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