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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평 부스에서 밥 먹고 일해" "내가 당신 엄청 갈굴 거야"

<앵커>

다음은 어제(24일)에 이어서 직장 내 괴롭힘 문제 짚어보겠습니다. 어제 저희 뉴스가 나간 뒤에 하루 동안 70건 넘는 제보가 저희한테 이어졌습니다. 일반 기업뿐 아니라 병원과 복지기관, 또 유치원에서 괴롭힘을 당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일이 좀 미숙할 수밖에 없는데도 제대로 가르쳐주지 않고 나를 따돌리더라, 또 외부기관에 피해 사실을 알렸더니 불이익을 받았다, 이런 사연들이었습니다.

저희는 오늘 이후에도 계속 제보를 받을 테니까 직장에서 부당한 일 겪은 분들 꼭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그럼 먼저 국내 유명 게임업체에서 있었던 직장 내 괴롭힘부터 전해드리겠습니다.

조윤하 기자입니다.

<기자>

유명 온라인 게임 '배틀 그라운드'의 개발사 크래프톤에서 3년 넘게 일한 A 씨.

지난해 10월, 조직 개편 이후 만난 새로운 상사들에게 지속적으로 괴롭힘을 당했다고 털어놨습니다.

재택근무가 어려워 회사로 출근한 A 씨에게 한 상사가 '코로나가 우려되니 1평 조금 넘는 전화부스에서 업무와 식사를 모두 해결하라'고 지시했다는 것입니다.

[A 씨/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 : (다른 팀의) 다른 분들은 그냥 회사 책상에서 일하게 했다고 하더라고요. '왜 나는 더 심한 조치를 받고 있지?'라는 생각이 들었고, 되게 막막했어요.]

동선을 최소화하라며 화장실도 지정해주고 수시로 야근과 추가근무를 강요받았다고 주장합니다.

정신적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인사이동을 요청하자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고 합니다.

[A 씨/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 : 제가 다른 팀으로 이동을 하게 됐어요. 워낙 현재 상황이 힘드니깐. (그랬더니) '저 ○○님 엄청 갈굴 건데요? 쉽게 안 놔줄 거예요' 이렇게 말을 하더라고요.]

결국 A 씨와 동료들은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제기했고 회사 측이 진상조사에 나섰습니다.

[크래프톤 직원 : 외부 노무사를 고용해 조사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조사가 완료되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입니다.]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이명, 공황장애, 불면증까지 시달리고 있다는 A 씨.

[A 씨/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 : 저도 모르게 정신과로 가고 있더라고요. '저 사람들은 내가 이렇게 힘든 걸 알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조사는 시작됐지만 이미 깊은 마음의 상처를 입었고,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최대웅·양현철, 영상편집 : 원형희, CG : 강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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